잡상 일기
왜 그런 거 있지 않아? 길 가다 우연히 들린 노래에 반해버리는 거. 최신 노래가 뭐가 있든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데 좋아서 찾아보면 꼭 요즘 나온 거더라. 나는 이렇게 굳이 찾지 않아도 우연처럼 내 귀에 들려와 박히는 노래들을 좋아해. 나처럼 이런 상황이 잦으니까 네이버 음악검색 서비스도 나온 거겠지? 길 가다 들리는 노래 몰라서 답답하지 말라고.
오늘은 넷플릭스도 뭘 봐야 할 지 모르겠고, 아니 보고 싶은게 있었는데 막상 보려니 재미없어 보이더라고. 뭘 해야 할지 방안에 서서 머리를 굴리다 바보 되는 기분을 느껴버렸네. 그래서 그냥 라디오를 틀었어. 위에서 처럼 우연히 들려오는 노래에 반하는 경우는 라디오에서 월등히 많거든. 근데 틀자마자 <여전히 아름다운지 - 토이>가 흘렀어. 오늘 새로운 노래 획득은 실패한거지. 그래도 사실 좋았어. 그도 그럴 게 노래가 워낙 좋잖아. 사실 우울했는데 원인은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이어서 좀 요상한 상태이었거든. 어쩔 수 없는 것들을 고민 해봤자 나만 손해지만 그렇다고 훨훨 털어버릴 순 없는 그런거 있잖아. 노래 가사랑 내 상황은 하나도 매치되지 않는데, 멜로디가 좋아서 위로되더라. 그렇게 조금 기분이 나아졌어.
사실 낮엔 아무것도 안하고 산책을 다녀왔어. 거창하게 말하면 러닝이고 사실대로 말하면 걷기 운동을 하고 왔지. 산책은 이게 좋아. 그냥 단순히 걷다 온거면서 괜히 뿌듯함을 주잖아. 집으로 우쭐대고 돌아오면서 씩씩해 진다고. 오늘의 나도 사이다 하나 물고 당당히 들어왔더랬지.
그럼에도 우울을 못 떨쳤지만 어쨌든 난 오늘 위로받았어. 그리고 바로 글을 써야겠다 다짐했지. 난 기분이 적당히 안좋을 때 글이 잘 써지더라. 기분이 너무 좋아도 아주 최악이어도 안돼. 웃기지. 어쨌든 내 최근 1년의 글이 엉망이더라고. 책도 안읽은지 오래더라. 나 문학 좋아해서 국문과 갔었는데 그 애정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옛날에 하던 '한주를 여는 책'도 다시 시작해야겠어.(...시간이 나면 말이지) 아무튼 오랜만에 라디오를 켜고 오랜만에 글을 써. 이렇게 잡담을 쓰기 시작하니 글 쓰는 게 한결 재밌네. 앞으로 틈나면 글을 남겨야겠어. 갑자기 몇 없는 구독자들에게 미안해지는데, 미안. 앞으론 이런 잡담을 자주 쓸거야. 그럼 굿나잇. 다들 하나쯤 갖고 있는 병중에 월요병 있지? 그냥 힘내자구 꺼내봤어. 다들 월요병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