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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은 현실이 된다

그 현실이 어떤 모습일지는 여전히 상상의 영역이지만

by 안녕

"이런 남자를 눈앞에 떡하니 만들어 줄래?"


- 키: 182cm

- 몸무게: 75kg

- 팔다리가 길고, 살짝 마른 듯하나 근육이 있어 전체적으로 날렵하고 민첩할 것 같은 몸

- 얼굴이 주는 첫인상은 예쁘면서도 차가운, 그러나 어딘지 강인할 것만 같은 의지가 느껴지는 분위기

- 피부는 밝은 편이고 눈을 가릴락 말락 하는 앞머리가 있는 부스스한 갈색 머리

- 눈은 전체적으로 큰 편이지만 가로로 더 긴 편

- 콧대가 날렵하고 오뚝하며 적당한 크기의 입


ChatGPT Image 2025년 9월 2일 오후 03_50_41.png 챗GPT 작품. 어딘지 모르게 내가 상상했던 것과 다른 분위기가 있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글로 써둔 것과는 크게 달라 보이는 부분이 없어 보이는데....


이 남자는 내 이상형은 아니고, 웹소설 주인공을 시각화해 본 것.

(와, 나는 이렇게 차가운 사람 좀 무서워하는 편이라 말도 잘 못 붙일 듯.)


AI가 만든 이미지는 내 상상과는 다르다.

다만, 인물을 묘사하기 위해 내가 사용하는 단어들이 읽는 이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알고 있어야 하고

또 나조차도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더욱 세밀하게 칼날을 들이대 조각하듯 세밀한 언어를 써야 할 테다.


특히, 나이대와 눈동자와 옷차림은 조금 더 세심하게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설령 독자들에게는 알려주지 않을 정보라 해도 미리 챙겨 둬야지.


소설을 쓰기 전에 인물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두면, 두고두고 요긴하다는 작가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인물이 지닌 특징에서 인물에게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와 인물의 행동 방식이 결정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여서 무릎을 탁, 쳤으니 써먹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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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작품. 전신 이미지로 부탁했다. 챗GPT 작품과 비슷한 듯 다르다. 전투 장면으로 변형해 받아 본 오른쪽 이미지는 많이 어색하다. 수정은 (지쳐서) 그만 하기로 한다.



아차차, 조력자 그룹도 이미지로 만들어야 한다.

적대자도 고민이다.

웹소설 작가들은 한결같이 조력자와 적대자 모두 주인공보다 매력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주인공을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며 글을 읽어 나가야 하는데,

자신보다 매력 있는 인물에게 주의를 빼앗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란다.

(어렵네, 어려워!)


주인공은 이제 아주 대략적인 윤곽이나마 붙들었다고 치고.

이 조각을 나는 과연 얼마나 사랑해 나갈 수 있을까?




주인공이 이제 살아서 움직이게 할 차례다.

옷을 입히고, 신발을 신기고, 장신구를 끼우고, 무기를 들려 줄 테다.


가라, 주인공!


가라, 안녕!

또 고군분투할 차례다!


(챗GPT가 만들어 준 주인공 전신 이미지는 여기에 싣지 않기로 한다.

내가 너의 체면을 지켜준 걸 기억해야만 한다, AI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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