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학습-입시를 꿰뚫는, 만3세 이상의 부모 모두에게 도움이 될 책
아니, 아이들이 몇 살인데 벌써 '교육'이냐고? 맞다. 실제로 양육 99에 교육을 한 방울 섞을라 치면 아이들이 금세 뛰쳐나가버린다. 내가 이 책을 본 건, 현재의 교육보다 지금의 내 위치와 앞으로 닥치게 될 미래를 미리 보고 싶어서다. 물론 하루가 다르게 바뀌겠지만 어렴풋이라도, 바뀌지 않을 큰 틀 거리라도.
아이들이 태어나고 3년, 양육하며 막연한 불안과 걱정을 느낄 때마다 정확하고 믿을만한 육아정보(Feat. 양질의 육아서, 논문, 베싸TV)로 다독여왔다. 작년 가을부터는 그 주제가 '교육'으로 슬슬 옮아간다. 초등학교 4학년 경에 구구단 못 외우면 불안해하며 사교육-그래봐야 월 4만 원 내외의 학습지, 눈높이나 구몬-을 시작했던 과거의 장면이 요즘은 5살이 되면 펼쳐진다. 여기저기 흘려놓은 내 개인정보에 기반하여 아이들 생후 36개월이 지나자 무섭게 각종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사교육의 다양함에 한번 놀라고, 내용에 또 놀라고, 비용(네, 쌍둥이는 곱하기 2)에 무릎 꿇었다. 세상이 어떻게 바뀐 건가 궁금하고 당황스러워서 지난 몇 개월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열심히 팠다. 그러다 보니 '양육-학습-입시를 꿰뚫는'이란 부제가 달린 이 책에까지 이르렀다.
나는 육아서를 고를 때, 실무+전문성을 꼭 두루 살폈다. 직접 자녀를 양육했는가(실무)와 본인의 전문분야를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는지(전문성) 모두 중요하다. 이론만 빠삭하면 현실적이기 어렵고, 단편적인 자기 경험은 일화일 뿐 이론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적용하기 적당치 않다.
이 책을 쓴 방종임 기자는 2015년생과 2019년 생 아들을 키우고 있으며, 17년간 조선에듀에서 교육 전문기자로 일했고, 유튜브로 플랫폼을 옮겨와 교육대기자 TV를 운영하고 있다. 실무와 전문성을 모두 충족하는 저자다.
교육대기자TV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인터뷰라면, 이 책은 그걸 잘 소화시켜 엮어낸 엑기스다. '절대공식'이란 제목처럼 말이다. 잠깐 아이에 대한 자료만 보고 이야기하는 외부전문가가 아니라 현장에서 오랜 시간 내 아이를 지켜보는 담임교사나 보육교사의 말을 귀담아들으라는 조언, 아이의 단점보다 장점에 주목하자는 이야기,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음(최대 20년)을 잊지 말자는 이야기 등이 기억에 남는다.
'독박육아'나 '엄마표 영어' 같은 부정적이고 부담되는 용어 대신 '일상육아'나 '가이드 영어' 등의 용어로 바꿔보자는 제안도 마음에 들어왔다. 육아하며 힘들 때 안전한 글쓰기를 하며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 책에도 등장해서 반가웠다. 아이와 나에 대한 글쓰기는 메타인지, 객관화, 자기 공감을 위해 앞으로도 한동안 유용할 것 같다.
이 외에도 신문활용법이나 대중교통 등 현실적인 팁도 많다. 막연한 교육정보 사이에 무엇이 공신력 있는 정보인지, 건강한 교육열에 밑거름이 될만한 안내도 친절하다. 사이사이 인용된, 인터뷰이들의 책으로 다음 독서를 이어가기에도 좋다.
책이 나오고 작가가 홍보차 여러 채널에 출연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아들TV 클립이다.
1. 학교와 공부에 대한 건강한 정서
2.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 능력
3.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교육
위 영상은 이 세 가지로 요약된다.
하지만 작가가 책에 심어둔 여러 씨앗은 이보다 훨씬 더 풍성하다. 직접 자기 것으로 거두기 위해 시간 내어 읽어볼 만하다. 아래 대목은 이 책과 교육대기자TV를 만든 작가의 마음이다.
우리 아이가 교육적으로 유리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면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할 때, 시의적절하게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대입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고 싶다면 입시를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변에 끌려다니지 않고, 사교육의 유혹에 쉽사리 넘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 모든 정보를 세세하게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어요. 대략적인 방향성만 알고 있어도 충분히 계획을 세울 수 있으니까요. 큰 줄기를 이해하면 아이가 그 줄기에서 곁가지를 쳐 나갈 때 도움을 줄 수 있고 공교육, 사교육에도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중략) 저는 이 땅에서 저처럼 교육 여건이 좋지 않거나 교육 정보를 알지 못해서 피해를 보는 학생이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중략)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부모님들께 최선을 다해 교육정보, 입시 정보를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교육대기자TV>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죠. p.220-221
내가 대화법을 공부하고, 나누는 마음과 맞닿아 있어서 무척 와닿았다. '알지 못해서 보는 피해' 부모를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고 그 부모 역시 본인의 잘못이 아니지만 체감하는 어려움은 분명히 있다. 그 어려움 때문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애써야 했다. 얼마나 많이 돌아왔나. 조금만 공부하고 바꾸어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데 말이다.
적어도 나는 이 책을 읽고 질질 끌던 많은 고민을 끝냈다. 불안도 잦아들었다. 믿을만한 정보를 수집해 내 머리로 공부하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구체적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얼마 남지 않은 아이들과의 시간에 오롯이 집중하게 된다. 걱정하고 인터넷 검색하던 시간에 그저 이 놀라운 존재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려고 애쓰면서... 함께, 신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