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넘어선 육아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 유정임

by 이진희

이 책은 '공부'를 떠나 아이와 지내며 활용할 수 있는 정말 유용한 에피소드나 팁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옮겨 적은 구절들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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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기관생활/일상생활/친구관계/진로진학/학원정보/체험활동

무엇을 읽고 무슨 말을 했고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에 적극적이고 개선할 점은 무엇일지


글 쓰게 만드는 거절

2박 3일로 서울출장이 잡혔다. 아이들이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애절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묻는다.

"우리도 따라가면 안 돼요? 서울 가고 싶어요."

나는 절대 부정형으로 거절하지 않는다.

"그렇구나. 그럼 엄마를 꼭 따라가야 하는 이유를 7가지만 써서 엄마 가방에 넣어줄래? 엄마가 내일 방송국에 가서 꼼꼼히 읽어보고 저녁에 와서 대답해 줄게. 엄마도 같이 가고 싶네!"

두 녀석이 배를 깔고 바닥에 엎드려 한참 고민에 빠져있다. 엄마를 따라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둘이서 머리를 굴리며 백지를 채우고 있다. 다음 날 아침, 가방을 열어 보니 아이들의 고민 흔적이 담긴 종이가 들어 있었다. (중략)

퇴근 후 나는 아이들과 글을 놓고 대화를 나눈다.

"정말 생각 많이 했네. (일단 칭찬 한마디!) 그런데 어쩌지? (이러저러해서) 어쩌지?"

아이들은 알았다며 오히려 나의 등을 두드려준다. (엄마가 키워주는 글쓰기 능력, p.56-57)

+ 너희가 기차를 타고 싶고, 엄마랑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싶고, 서울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잘 전해졌다. 이번 출장에 동행하진 못하지만 서울기차여행을 잡아보자. 너희가 계획을 세워볼래?


실패에 함께 대처하는 방법

엄마는 제게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으셨고, 저는 생화학자가 되어 가난한 사람을 돕고 싶다고 했죠. 그때 엄마는 제 어깨를 다독이며 말하셨어요. '에스더, 그럼 울 필요가 없어.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은 굳이 생화학자가 되지 않고도 할 수 있어. 너는 오늘 케임브리지 생화학도를 통해 가난한 사람을 돋는, 그저 단 하나의 길을 잃은 것뿐이야. 그런데 왜 울고 있지? 네 꿈이 사라진 것도 아닌데 말이야' 엄마의 말에 용기가 났죠. (p.69)

+수단과 방법에 대한 좌절이 아니라 욕구에 대한 가능성을 일깨워주기


기왕 풀어준다면, 기꺼이 더 유쾌한 말로 격려

콘서트를 보고 와서 공부한 걸 다 잊어버리면 어떡하지? 괜히 자꾸 간다고 하면 어떡하지? 미리 걱정부터 하지 말고 아이를 믿어주자. 걱정에 찬 눈빛만으로도 아이들은 불편하다. '딱 이번 공연만 가는 거야.' 대신 '재밌게 잘 보고 와!' '딱 10분만 더 하는 거야.' 대신 '10분쯤 더 해도 좋아!' 쿨하게 시간을 주자.

보상을 줄 때는 절대 조건이나 단서를 달지 말자. (p.83)


아이 앞으로 잡지 구독하기

아이가 보고 싶어 하는 잡지 1권, 아이가 읽었으면 하는 잡지 1권, 이렇게 잡지 2권을 정기구독해 주는 거야. 기다리는 즐거움도 있고, 꾸준히 보면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 오랫동안 한 분야의 잡지에 관심을 두었던 것은 상급학교 진학할 때 자기소개서에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쓸 때도 유용해. (p.98~)


엄마, 나도 CNN에서 일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그러려면 영어를 잘해야겠지. 그래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 돼"

이런 대답은 호기심과 흥미를 반감시킬 것이다. 오히려 괜히 질문했다 싶을 수도 있다. 대신 나는 다소 엉뚱한 대답을 해주었다.

"물론이지. 네 자리를 하나 골라봐. 어디에 앉고 싶어?"

아이가 멀뚱한 시선으로 나를 보았다.

"그래도 돼요?"

아이는 가장 정중앙에 있는 큰 책상을 가리켰다.

"오늘부터 저 자리는 네 거야. 마음속으로 저 자리에 앉은 네 모습을 매일 상상해 보는 거야. 훨씬 빨리 그 꿈을 이룰 수 있어!"

아이는 머쓱하게 웃으면서도 발걸음이 자신감에 넘쳤다. 아이에게 목표에 대한 간절함과 도전하는 정신을 가르치고 싶었다. 아이를 잘 이끌고 싶다면 무엇이든 부담이 아닌 관심거리로 접근시켜야 한다.

(중략)

어린 시절, 외할머니는 내게 늘 이렇게 말하셨다.

"예쁜 것, 너는 뭘 해도 잘할 거다! 무슨 일이든 자신 있게 할 거야. 암, 너는 그럴 거다" 가만히 생각하니, 나의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린 시절 외할머니의 무릎에서 늘 귀에 쟁쟁하게 들었던 할머니의 칭찬과 격려에서 출발했다.


문자 교육보다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대화, 조바심 거두기

작정하고 나눈 정성의 대화는 우리를 소통시키며 문자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해 주었다. 벌어지는 상황을 문자가 아닌 언어로 이해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했던 노력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질문을 던지면 아이는 스스로 생각한다. 생각을 통해 그 과정의 답을 찾고 직접 체험하며 이야기하게 했다. 아이들은 스스로 체험해 얻어내는 결과에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만원 쥐어주며 아이들에게 스스로 지하철 타고 집으로 오라고 함. '잘못 타서 반대로 갔지만 말씀드리고 빠져나와서 제대로 탔어요. 와, 처음에는 낯선 곳이라 심장이 쿵쿵거렸는데 결국 해냈어요. 잘 찾아왔잖아요. 정말 잘했죠?'라며 한동안 혼자 집을 찾아온 일을 무용담으로 달고 살았다. 엄마의 조바심을 거두니 아이들은 생각보다 잘 해낸다. (p.161-162)


정보는 발품과 물량공세

대회나 행사에 가면 자판기 커피라도 뽑아서 주변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눠라. 내게 귀한 정보는 남도 쉽게 내놓지 않는다. 차와 밥 사는데 돈 아끼지 마라. 진로와 관계된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하는 것은 기본. 입소문 난 맘카페 두 곳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지역에서 발행하는 주간 정보지들을 뒤지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의 정보가 많다. (p.172)


적당한 결핍이 성취를 부른다

피아노가 배우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로 왜 배워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게 하고, 해보고 싶은 이유를 스스로 정립할 때까지 시간을 주면서 결핍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은 성취에 큰 자극이 된다.

간절히 원하던 것들이 막상 성취되었을 때의 열정이란 한결 뜨겁지 않던가. 아이가 스스로 원하고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원할 때 바로바로 해주지 못하면 내 아이가 뒤처질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다. 원치 않는 시기에 아이를 떠밀 듯 보내면 아무리 좋은 캠프라 해도 얻어오는 것은 미미하니 그저 엄마만 만족할 뿐이다. 흥미로운 정보로 아이의 마음을 돌려놓고 자신이 원할 때 뜸을 좀 들이다가 의지를 보일 때 선택을 도와주자. 욕심이 나서 계획을 세운 뒤 갈망하는 마음으로 성취가 되었을 때 아이들은 비로소 적극적인 태도를 갖는다. 본인이 선택하지 않으면 포기도 빠르고 후회도 많다. 절실해야 어려움에 대한 각오도 생기는 것이다.

경제관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초등학생 때는 일주일에 500원씩 용돈을 지급했다. 기본적인 학용품이나 간식은 집에서 다 해결해 주니 용돈으로는 친구의 생일선물이나 원하는 스티커 등을 사는 정도였다. 용돈을 줄 때는 어떤 계획으로 무엇에 얼마를 쓸 예정인지 항상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가 쓸 돈을 참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쓸 돈에 조언을 해준다는 인식이 들도록 이야기를 나눴다.

"너희가 대학에 가면 '등록금, 용돈, 생활비' 결핍 3종 세트를 줄 거야. 장학금 흔한 세상에 열심히 공부해서 등록금 벌고, 젊으니까 경험 삼아 몇 시간 투자해서 용돈도 벌고, 부지런히 발품 팔아서 생활비도 줄이고. 이게 결핍 3종 세트야! 할 만하겠지?" 아이가 갑자기 줄어드는 목소리로 말한다. "대학 들어갈 때 첫 등록금만 내주시면 안 돼요?" (p.190-193)


엄마! 바퀴는 왜 동그래요?

70년대 "원래 그런 거야"

80년대 "왜 그런지 이따 찾아보자"

90년대 " 왜 그럴까? 지금 당장 함께 찾아볼까?"

하지만 문제는 일관성/지속성

3학년 겨울 방학, 아이가 드디어 스스로 학원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 저도 학원 가고 싶어요. 아이들이 수학 문제를 빨리 푸는데 저는 너무 늦어요"

흔들림 없이 일관성 있는 태도로 아이를 지지해 주는 기다림이 결국은 아이의 재능을 보석처럼 빛나게 한다. (p.196-199)


우문현답

Q1 : 엄마, 내가 좋아? 둘째가 좋아?

A1 : 세상 모든 5살 중에는 동생이 좋고, 세상 모든 6살 중에는 네가 좋아!

Q2 : 엄마, OO은요?

A2 : 오늘은 너하고만 데이트할 거야. 너만을 위한 날이니까. 다 필요 없어요~

크리스마스 쪽지 : 착한 일을 3가지 넘게 했으면 현관으로 가고, 3가지가 안 되면 베란다로 가세요.

두 아이는 한참 토론 끝에 어찌 되었든 착한 일을 세 가지 넘게 이어 붙인다. 서로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좋은 일에 대한 의미도 나누어보게 하려고 일부러 만든 상황이다. 대화를 나눈 뒤 냅다 달려간 현관에는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 있다. 만일을 위해 베란다에 준비한 선물은 다음 기념일에 쓰면 된다.

어린이날 선물 : ~사주세요. ~사주세요. 엄마는 너희 둘이 다투지 않고 의견을 하나로 일치시키면 그게 무엇이든 꼭 사주고 싶은데 너희들은 어때? (p.268-271)


인상적인 대목

우편함에 털실이 있고, 털실에 조그만 메모들이 줄줄이 붙어있었다. 간장 선물을 알려주는 수수께끼 '가족들이 함께 먹는 음식' '이것으로 반찬을 만들어요' '색이 까매요' (p.164)

선택지 A와 B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올라? (P.168)

게임은 일주일에 2시간을 주고 그 안에서 스스로 운용하게 했다. 숙제부터 하고 해라, 지금 하지 말고 내일 해라. 이런 잔소리는 절대로 하지 않았다. 약속을 잘 지키면 보너스로 2배를 주자. 숙제를 다 하고 예습과 복습을 일찍 끝내면, 일찍 끝낸 만큼 게임시간을 보너스로 주자. 혹시 다른 일은 규칙 없이 약속을 지켰다 말았다 하면서, 게임할 때만 시간을 정하고 지켜보라고 하는 것은 아닌가? 생활 전반의 모든 일에서 규칙과 약속 실행이 우선되어야 게임에서도 통제가 가능하다. (p.224-225)

안방을 내어주고 부부는 작은 방으로

학부모 상담 때, '~ 선생님께'가 아닌 '~반 친구들 파이팅' 꽃바구니 리본에. 손 편지는 부모인 내가 어렸을 때 존경했던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아이들의 선생님이 교사로서 자긍심을 무한히 느끼길 바랐다. 꽃바구니는 아이들을 향한 것이며 편지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니 부담 없이 꽃바구니를 교실에 놓아주셨다.(p.280-281)

숙제로 일기를 쓰면 엄마가 코멘트를 달아서 보냄. 그 아래 선생님도 코멘트. 3자 대화의 역할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 마음에만 품을 것이 아니라 학교 운동회든 동네 대화라도 나가서 작은 메달 하나를 목에 건다면 상상의 꿈을 이루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패션디자이너가 꿈이라면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의 옷을 여러 벌 디자인하게 해 보자.


그리고 마음에 간직하며 자주 떠올리고 싶은 말

곧 곁을 떠날 아이들이 지금 우리 옆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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