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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릭 May 27. 2018

인사(HR)는 실험이 어렵다.

그래도 실험은 계속되어야 한다. 

회사는 발전을 위해 실험을 한다. 크게는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보기도 하고, 작게는 간식으로 새로운 과자를 사기도 한다. 이 중 회사를 운영하면서 사장 실험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분야는 인사(HR)이다. 

지금까지 발견한 이유는 이렇다. 


1. 인사 관련 사항은 전체 팀에게 영향을 준다. 

인사는 사람들에게 지재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새로운 인사 실험은 특정 팀/인원만에게 적용될 수 없다. 예를 들어 영업팀만 인센티브 제도를 적용한다고 해보자. 이 내용은 절.대. 영업팀 내부에서 머물지 않을 것이다. 이 실험은 삽시간에 전사로 퍼져 "왜" 시행되는지, 실험으로 그칠 것인지, 실험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 질문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작은 변화도 타 팀에게 혹은 전사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함부로 인사 실험을 하기 어렵다. 


2. 채용 시점에 동의하지 않은 사항이 시도되면 인력이 이탈할 수 있다. 

채용 시점에 회사와 개인은 사전에 정해진 개인과 회사에 바라는 어느 정도의 기대치에 동의하고 계약한다. "나는 A, B, C 업무를 할 것이고, 회사는 이런이런 문화로 일한다" 정도의 동의다.  하지만 이런 기대치에 빗나가는 인사 정책이 시행된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원래 자택 근무가 좋아서 지원한 회사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어떠한 이유에서든 회사에 사무실 근무로 변경되었다고 해보자. 과연 "좋았어! 내일부터 파이팅 있게 사무실로 출근하자!"는 반응이 나올까? 아니올시다. 오히려 팀원들은 이런 정책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어떻게 빠르게 이직할까를 고민할 것이다. 이처럼 채용시점에 동의되지 않은 정책은 인력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 


3. 인사는 감성의 영역이다.

아무리 회사에서 이성과 논리로 일한다고 하지만, 팀원의 감성은 무시할 수 없다. 그 때문에 인사 관련 어떠한 변화이든지 생각지도 못한 혹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예로서 새로운 기분은 내보고자 팀원들의 자리를 랜덤 하게 옮겨 봤는데, 불편한 사람 옆에 앉게 될 수도 있다. 또는 좋은 의도로 시작된 간식 중 자신이 원하는 종류가 없다면 매번 불평하는 동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모든 인사 정책은 의도된 바로 흘러가지 않는다. 


4. 줬다 뺏기 어렵다.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것이든 빼앗기기 싫어한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가지고 나서 시간이 차차 지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낀다(쾌락 적응). 이 두 가지 개념 때문에 같이 일하는 팀원에게 무언가를 주었다가 다시 뺏기가 어렵다. 

예로 복지 비용을 실험 삼아서 급격히 올려줬다가 줄이기 어렵다. 왜냐하면 높아진 복지기준을 다시 낮추면 당연한 반발을 이어지기 때문이다. 더 극단적인 예로 인사 테스팅을 한답시고 월급을 급격히 올려 줬다가 다시 낮추기를 반복하여 적정선을 찾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이처럼 잃기 싫어하는 인간의 기본 본능 때문에 인사 실험이 어렵다. 


5. 새로운 변화는 오래 걸린다.

사정이 있는 분들은 자택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고 해보자. 내일 아침부터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당연히 정답은 'X'다. 분명 자택 근무를 하는 방향에 대해 충분한 동의와 설득이 있다고 해서 해보지 않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하루아침에 부드럽게 진행되기 만무하다. 그 때문에 의도된 효과가 나오기 전에 팀원이 자택 근무를 폐지하자는 의견이 제시할 수 있다. 이처럼 인사 정책 변화는 모두에게 인내심을 요구한다. 


6. 측정이 어렵다. 

요즘은 수평적 사내 문화가 유행이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논하고, 쉽게 의견을 개진하여서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다시 예를 들어보자. 

직급을 제거한 '님'자가 문화가 창의력을 상승시켰다고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알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설문조사 이외에는 다른 측정 방법은 이용하기 어렵다. 측정이 어렵다 보니 성공/실패 판단도 어렵다.  이는 결국 새로운 실험을 포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발전과 변화를 위한 실험을 포기할 순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1. 실험하기 전에 충분한 설득 과정을 거친다.  

테스팅이 누구에게 적용되고, 얼마나 오래 할 것이며, 목적은 무엇이고, 끝나고 나서 결과는 어땠으며, 그 결과를 기반으로 추후 액션 플랜은 어떻게 될 것인지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꼭 명확하게 인사 실험의 의도를 설명해야 한다. 실험은 실험 그 자체보다 더 큰 메시지 전달하기 때문에 꼭 실험의 의도를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팀원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할 수 있며, 적극적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2. 실험과 실패를 할 수 있다는 분위기와 문화를 만든다.

모든 실험은 필연적으로 실패의 위험을 내포한다. 인사 실험 중 대게는 실패로 결론 난다. 하지만 실험은 멈출 수 없다. 그래서 실험이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팀원에게 알려야 하며, 실험이 실패해도 계솓 된다는 문화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추후에는 팀원은 오히려 "실험=발전"이라고 생각하고 기대감에 인사 실험을 반길 수 있다. 인사 실험을 자주 하려면 사전 문화 셋업도 중요하다. 


3. 인사 담당자/리더는 공부해야 한다. 

이미 많은 회사들이 인사 실험을 통해 수없이 실패했고, 손에 꼽는 성공 케이스를 남겼다. 다행히도 선배님들은 기록을 남겼고, 이는 수많은 인사 관련 책들과 케이스로 증명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인사담당자 혹은 리더라면 성공 선례를 공부해야 한다. 방대하게 공부해서 인사실험의 실패 비율을 조금이나마 줄여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실험을 할 때 팀의 동기와 동의를 받기 쉽다. 


4. 인내심과 믿음을 가져라 

인간을 오랜 시간을 두고 변화한다. 그리고 인간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면 불확실한 실험 상태 안에서 정신적으로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인내심과 믿음은 인사 실험을 위한 필수 덕목이다. 이는 인사 담당자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이를 이해하고 시행하자고 결정을 한 경영진에게도 적용된다. 





모든 변화와 발전은 어렵다. 하루아침에 일어나지도 않으며 분명 실패와 좌절도 한다. 하지만 다소 이상적일 지라도 꿈을 갖는 건 방향성에 도움이 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고생하는 모든 인사담당자들과 인사를 고민하는 리더는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믿어라. 사람은 결국 변화할 거라고. 그래도 될까 말까다.



배경 사진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332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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