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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호 Aug 16. 2016

동요

오빠 생각

김주탁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미끈유월 다 가도록
무논 가득하니 더위만 한가한 데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왼종일 울어 대는 뻐꾸기
뒷 산의 시원한 휘파람입니다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숯물처럼 까만 얼굴 제대 경례에 
짝짝이 신발로 달려 나갔더니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따가운 햇살만 소식처럼 다가와
그리운 기다림만 벼이삭으로 익어 갑니다

때 이른 단풍 물드는 눈물만 떨어져
비단 빛으로 젖어드는 흰 고무신

두 필 비단신으로 기다리는 
오빠 생각입니다


*미끈유월-한 달이 쉽게 지나가 버린다는 뜻으로, 음력 6월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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