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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호 Aug 17. 2016

하루살이

김주탁


살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
한번 안 해 본 사람 있더냐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덫도 밟고 가는

미칠 것 같은 심정
한번 울어 보지 않은 사람 있더냐

주둥이도 없애 버린
하루살이

가로등불 온몸으로 먹어 치우는
등화 가득한 군무

혼인 비행의 이탈을 끝으로
너는 너를 수정하는 잉태

물 유충의 수년을 견뎌 내고
어둠의 빛을 쫓는 무리의 군무여

수십 번의 탈피로 얻은 비행의 꿈
죽음으로 터져 가는 불춤이다

하루살이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뜨겁게 버리는 축제다

죽도록 미친 듯 버텨야 묵직해지는
하루

저녁의 끝에서
등화의 군무에 섞여 버린 나의 이탈

뜨거운 불빛 먹고 싶었다

살면서 
불춤으로 부딪치고 싶었다

살면서
속 시원해지고 싶었다

하루라도
죽어라 웃어 보고 싶었다

웃다가
가슴 터져도 좋을

하루살이
군무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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