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탁
물가의 사월이 오면
포인트마다 자리가 없다
유충의 부화처럼 나타나는 꾼들
초리대 끝으로 합사줄 이어 던져
물찌의 춤 캐미의 불놀이
산영 무렵의 늦은 출조
마침 뒤꽂이까지 거둬 내는 자리
낚시 가방으로 찜한다
쓰다 만 지렁이 선뜻 건넨다
꾼들의 정은 강물이다
지렁이 미끼 던져 본다
피라미 똑딱 끊어 먹는 극성
가끔 빠가들이 달려들어
떡밥만 쓰기로 한다
입질이 얇아지는 자정
철수를 한다
낚시도 살림이라고
지렁이 통도 버리지 못한다
며칠이 깜박 지나
지렁이 통
철사들이 가득하다
아깝기도 하고
녀석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는
생명에 대한 옅은 죄책감
그 사람의 죄질
저렁이 수만큼 줄었겠다
아니면 공범을 물을 것인가
당분간
밥만 먹고 밥만 먹여야겠다
연둣빛 바람만 마셔도 그윽해지는
사람과 강의 깊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