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탁
돈은 항상 웬수다
웬수진 거리만큼 멀어져
서울까지 전철의 출퇴근
율전에 형이 살고 있었다
형 안에 내가 살고 있었다
형수 손에 김치가 있었다
막차로 돌아가는 플랫폼
아뿔싸
벤치에 두고 온 김치
깜 박도 가끔 웬수다
웬수같이 빠른 세월
KTX로 쫒으며 지나치는
율전 역 벤치에는
바이오 김치통이
시어터진 속을 품고 있었다
미국으로 떠나 버린 형이
통속에서 곰삭고 있었다
사는 것도
그리운 것도
죄다 김치 같은 발효
가끔
깜박 두고 떠나기도 하여
평생 홀로 남아
속절없이 익어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