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탁
개나리 꽃길 열어 오거든
날치 알밥 알몸 툭 툭 터져 버리듯
종알 종알거리는 너의 사연 귀 기울이리라
진달래 꽃불 질러 오거든
미더덕찜 툭 툭 터져 버리듯
뜨겁게 시원한 너의 흥분 마중하리라
남풍 산 들 산들 지나 강 건너오거든
까마중 열매 툭 툭 터져 버리듯
가지 빛 번지는 너의 기쁨 만나 물들으리라
온몸 그대로 터져 내며 소리쳐 오는
이 놈의 봄
이리 소 란스 레 언 몸 *바수며
잔치처럼 달려들고 몰려들어
풀씨 소리 *동아 소리 새소리
한바탕 몸사위 요란스레 터짐 벌려 놓거늘
이 놈의 마음
여지껏 버리지 못한 첫 느낌 다가오거늘
씨방 씨몸 세로로 툭 툭 터져 버리며
꼭 품었다 내어 놓는 사랑앓이리라
봄이 또다시 오고 있음이다
오고 있음에 가버린 시간도 있음이다
모든 것은 저물며 아름다워지고
버리며 속 넓혀지고 채워지는 그득으로
눈시울 뜨거워 울어 볼만하다
봄은 숨 답한 눈물로 머물러 차오르고
풍선처럼 툭 툭 터져 풀어지는 구름
봄비 오것다
봄비에 툭 툭 터져 버려
하늘을 끌어내리는 땅이다
흙 벌려 놓고 꽃마음 늘어놓는 봄이다
*바수다-잘게 부수다
*동아-겨울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