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경환 Apr 27. 2018

색깔과 편견... 그리고 유전자

* 본 글은 무비스트에 제공된 글임을 밝힙니다.

  원문: MOVIST [칼럼] [겟 아웃]을 통해 바라본 '색깔과 편견… 그리고 유전자

  http://www.movist.com/movist3d/read.asp?type=13&id=27118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는다면? 영화 겟아웃은 색깔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 낸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 초반 주인공 크리스의 집 곳곳을 비춰주는 장면에서 보이는 흑백 사진들, 여 주인공인 로즈가 형형색색의 시리얼과 우유를 섞어 먹지 않고 따로 먹는 장면들은 색깔에 따른 차별적 관점을 암시한다. 그러나, 색깔의 다름이 우리의 모든 차이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의 유전 정보(게놈; Genome)는 99.9% 동일하며 단 0.1%만이 다름의 차이를 만들어 낼 뿐이다. 


"인간의 피부색은 진화의 결과이다"


  유전체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가장 폭넓은 분야는 피부이다. 불행히도 수세기 동안 인종에 대한 부정확한 개념의 결과 차별의 근거로 피부색이 사용되었지만, 많은 연구 덕분에 이러한 차이는 진화의 결과라는 것들이 밝혀지고 있다. 피부색에 기여하는 여러 유전자 변이들이 발견되었고, 이 변이들이 피부를 밝게 하거나 어둡게 하는 등 피부의 다양성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진화를 통해 피부색은 환경의 영향을 받음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햇빛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지역에서는 제한된 햇빛에 적응하여 밝은 피부로 진화했는데, 밝은 피부는 더 많은 비타민 D를 생성하고 구루병과 같은 질병을 피할 수 있도록 개인에게 이점을 주었다. 대조적으로 어두운 피부색은 더 많은 햇빛을 가진 기후에서 도움이 되었는데, 피부의 안료가 햇빛에 의한 손상과 피부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인류의 진화를 연구해 온 많은 학자들은 환경에 적응한 이 같은 인류의 유전자 변화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옛날 얘기'로 생각해 왔다. 인류가 불을 다스리고 집 짓는 기술 등을 습득하면서 인체가 더 이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인류의 진화 시계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티베트 사람들의 저산소 환경 적응 또한 그런 예로 이들은 고산 지대라는 특수한 환경에 맞춰 살 수 있도록 변화된 유전자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3000년 사이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놀라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인류 진화학적 관점에서 3000년은 매우 짧으며, 극히 최근의 시간으로 인식된다. 많은 연구 결과들로부터 알게 된 새로운 사실로 인해 인종에 대한 고루한 관념들이 깨져 가고 있다. 



"0.1%의 극복... 더불어 사는 사회"


   특정 피부색을 갖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리를 걷는 것조차 자유로울 수 없었던 크리스의 불안함과 두려움. 이것은 바로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차별의 폭력이 한 인간에게 심어놓은 감정의 씨앗이었고, 감독은 영화를 통해 이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피부색을 기준으로 인종을 분류할 수 없는 것은, 다른 복잡한 형질 예컨대 신장(키)을 기준으로 인종을 분류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유전적인 0.1% 차이를 나와 다르게 보는 것 또한 막연한 편견이지 않을까? 우리 모두 유전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와 남이 다르지 않음을 인정할 때, 진정한 의미의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이지 않을까 한다.  

                                                        

New gene variants reveal the evolution of human skin color 
관련 연구 내용 보기 

Science에 게재된 이 연구는 유전자의 진화와 유전자가 전 세계로 확산된 방법을 추적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유럽인의 피부가 돌연변이 중 일부는 고대 아프리카에서 유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를 두고 알라바마 주 헌츠빌에 있는 허드슨 알파 생명 공학 연구소 (Hudson Alpha Institute for Biotechnology)의 유전 학자인 그렉 버쉬 (Greg Barsh)는 "이것은 피부색의 다양성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이다." 라고 말했다. 

<겟 아웃(Get Out)> 

감독 조던 필레 
배우 다니엘 카루야 /  앨리슨 윌리암스  
장르 공포  ㅣ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ㅣ 시간 104분 
개봉 2017 05 17 / 현재 IPTV 및 스트리밍 플랫폼 통해 볼 수 있다  
- 편집자 주 

 

다음_영화_매거진

http://v.movie.daum.net/v/oDEbxKtEfF

인터파크_영화뉴스

http://movie.interpark.com/Community/Movie/Paper/PaperView.asp?No=94096&Flag=M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