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정보와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
우울증은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이와 관련된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1). 우울증은 삶의 환경에 의해 촉발될 수도 있고, 직접적으로 가족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기에... 언젠가 우리는 이것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며, 이는 우리의 가정, 직장 그리고 학교 생활 등의 모든 관계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유병률과 관련하여 우울증은 의료 시스템에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주고 있으며, 미국에서만 연간 2,100 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치료가 효과적인지 아닌지를 찾는데만 수주 또는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60% 이상의 환자가 항우울제 치료를 시행한 후 증상 완화에 실패하고 있으며, 환자의 30 % 는 치료를 완전히 중단하고 있고 나머지 30 % 는 2차 치료 과정을 마친 후 항우울제를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2).
우울증과 관련된 유전 연구는 우울증이 어떻게 발생하고, 누가 위험에 처했는지 더 깊이 이해하는데 통찰력을 제공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울증을 예방하고 개인의 유전자 구성에 맞는 개선된 항우울제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새로운 유전적 통찰력, 인공 지능 (AI)의 힘 그리고 끊임없이 증가하는 실제 증거(Real world data)들이 결합 한다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우울증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사료된다.
우울증이 유전인지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쌍둥이 또는 유사한 유전자 패턴을 가진 사람에 대해 질병의 패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연구 중 하나는 일란성쌍둥이 (유전자의 100 %를 공유하는 일란성쌍둥이)와 비 일란성쌍둥이 (유전자의 약 50%만 공유하는 "형제적 쌍둥이"또는 "쌍성 쌍둥이")의 결과를 비교한 연구이며, 예상대로 일란성쌍둥이가 비 일란성쌍둥이보다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훨씬 높았음을 밝혀 내었다 (3).
이제는 관련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우울증에 대해 유전력이 약 40 %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심한 우울증의 경우에는 더 높을 수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또한, 연구자들은 우울증이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유전된다는 것과 주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부모나 형제자매는 보통 사람에 비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2 ~ 3 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4).
지난 10년간 정신 질환에 대한 연구는 주로 GWAS(Genome wide association study)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주로 하나의 유전적 요인과 연관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예를 들어, 유전 장애 Fragile X에서 FMR 1 유전자의 X 염색체 돌연변이는 경증에서 중등도의 지적 장애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처럼 말이다 (5). 그러나, 우울증은 매우 복잡한 유전적 질환으로 특정 유전자가 우울증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주요 우울증 관련 GWAS 연구를 검토한 결과, 우울증과 관련된 중요한 유전자 사이트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 분야의 많은 논문과 리뷰들이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3). 연구자들은 주요 우울증 연구에서 GWAS의 실패 원인으로 유전자의 조합을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원인이 되는 유전자좌(Causative loci)를 탐지하기 위한 연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현재의 견해이며, 이를 통해 생물학적인 특성(Biological trait)과 유전자 간의 관계를 유추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울증에서 GWAS는 변이를 검출할 수 있는 적절한 힘을 얻기 위해 큰 표본 크기가 필요로 하며, 최근 화이자와 23andMe의 협업을 통한 임상시험의 결과는 이 점을 입증한다 (6). 화이자는 23andMe의 거대한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 대규모의 데이터 세트를 사용함으로써 15개의 게놈 사이트를 우울증에 연결할 수 있었다. 또한, 호주 퀸즐랜드 의대와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등 각국 의대와 생물 유전학 관련 연구소 소속 전문가 총 200여 명이 포함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임상 비교연구를 통해 우울증과 연관된 유전자 구역을 추가로 발견하였다 (7). 우울증은 환자 개개인의 환경과 경험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에 원인을 알기 쉽지 않다. 따라서, 이에 대한 기초 자료를 만들기 위해 연구팀은 세계 각지의 우울증 환자 약 13만 5000명과 정상인 34만 4000명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하고, 추가로 교육 수준과 식습관 등 생활환경에 대한 코호트 조사를 병행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신경흥분에 관여하는 도파민 유전자(DRD2)와 글루타민 전달에 관여하는 유전자(GRIK5), 신경 물질의 전달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칼슘채널 관련 유전자(CACNA1 E) 등 총 44곳의 다양한 유전자 구역이 모든 우울증 환자에서 조금씩 관여하고 있음을 보고 하였다.
일란성쌍둥이의 경우, 우울증 발생의 주요 원인이 유전자일 수 있다. 그러나, 우울하게 되는 경향은 사람이 자란 환경, 병력, 생활 스타일 등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따라서, 우울증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을 전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동기의 신체적 또는 성적 학대, 어린 시절의 정서적 및 육체적 방치, 심각한 삶의 스트레스 등이 모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McGowan의 연구에 따르면, 아동 학대의 환경 경험은 시상 하부 뇌하수체 - 부신 (HPA) 스트레스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정 후성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자살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보고하였다 (8). 따라서, 분명한 것은 유전자 발현에 대한 환경적 요인을 폭넓게 이해하는 것과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환자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울증은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행동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건강에 대한 방대한 양의 정보를 분석하고, 의사가 더 나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술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이에 대해 인공 지능은 우울증에 대한 이해와 현재 치료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공 지능을 포함한 오늘날의 기술적 진보는 우리에게 우울증에 대한 이해와 현재의 치료 방식을 변화시키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며, 인공지능의 활용은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1. Virtual counseling
: 우울증을 인식하기 위해 기계학습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자연어 처리 (natural language processing)를 통해 서포트 제공
[활용 사례: Woebot]
Woebot은 챗봇이 기계 학습과 자연어 처리를 사용하여 사용자가 기분을 관리하고, 우울증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Woebot은 Facebook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액세스 하며, 사용자에게 기분을 평가할 수 있는 질문을 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지행동 요법 (CBT) 방법에 대해 훈련된 알고리즘은 각 사용자의 정서적 프로파일을 배우고, 보다 균형 잡힌 기분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권장한다.
2. Patient Monitoring
: 머신러닝 기술은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정신 건강 위기의 발병을 예측 및 예방하기 위해 사용
[활용 사례: Ginger.io]
Ginger.io는 머신 러닝 기술을 사용하여, 사용자에게 정신 건강(mental health)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100만 명 이상의 소비자 데이터와 40개가 넘는 의료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머신 러닝 기술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환자 목표 및 목표에 맞춰 치료를 조정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유사한 응용 프로그램과 달리 Ginger.io는 사용자에게 정신 건강 전문가를 통한 체계적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정신 건강 전문가의 구성은 정서적 지원 코치, 정신 치료사 및 정신과 의사를 포함한다.
3. Precision Therapy
: 머신러닝 분석을 사용하여 인지 기능, 임상 증상 및 뇌 활동을 추적하고 관리
[활용 사례: Mindstrong Health]
Mindstrong Health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생성된 데이터를 해석하여 행동 건강(Behavioral Health) 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의 데이터 마이닝 방법은 주로 "디지털 표현형(Digital Phenotype)"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개인의 스마트폰 및 기타 개인용 디지털 장치를 사용하여 생성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의 특성을 정량화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Mindstrong은 200명 이상의 개인 데이터를 사용한 임상 연구에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특정 디지털 기능이 인지 기능, 임상 증상 및 뇌 활동 측정과 관련이 있음을 밝혀 내었다.
유전 정보 및 인공지능 기술은 환자 모니터링 및 우울증 발생의 위험을 예측하고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가상 상담(virtual counseling)을 통해 치료의 효율을 높이는 정밀 의학의 접근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더불어 우울증에 대한 새로운 유전적 발견과 실제 건강 데이터가 계속하여 증가함에 따라 더욱 정교해져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1. http://www.who.int/en/news-room/fact-sheets/detail/depression
2. Patient Prefer Adherence. 2012 May 6: 369-388
3. Neuron. 2014 Feb 5; 81(3): 484–503.
4.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919201/
5. https://ghr.nlm.nih.gov/condition/fragile-x-syndrome
8. Nat Neurosci. 2009 Mar;12(3):3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