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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Jul 02. 2024

수영장엘 갔다

위생관리

   손녀 2명이 수영을 배운다. 손자는 수영을 배웠으나 지금은 수영을 안 배운다. 그래도 수영장엘 따라나섰다. 며느리가 와서 말한다. 

 “아버님 얘들 수영을 배우는 데 가보실래요? 수영을 하신다면 등록을 하고요, 수영을 하지 않아도 운동하는 곳이 있어요.” 

 수영을 배우는 곳은 차로 1시간을 가야 한단다. 수영을 배웠지만 지금은 수영 배우기를 싫어하는 손자도 따라나섰다. 사춘기라 손자에겐 조심스럽다. 여기선 자녀들에게 절대로 강요를 하지 않는다. 평소엔 따라가지 않았던 손자도 오늘은 따라나섰다. 손에는 책을 들었다. 동생들이 수영하는 동안 책을 읽겠다고 한다.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YMCA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이다. 유아부터 성인까지 수영강습도 하고 자유수영도 한다. 손녀 두 명이 수영복을 갈아입고 수영장엘 들어갔다. 나와 손자는 수영장 밖 응접실에 앉아 책을 읽는다. 나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란 책을 들고 갔다. 아들이 예전에 읽었던 책이다. 나도 읽었던 기억이 나는 책이다. 

 책을 읽으려고 책장을 넘기며 한두 장을 넘겼을까? 며느리가 내 앞에 와 있다. 
  “어린애(유아)가 수영장에서 수영강습을 마치고 나오다가 똥을 쌌어요. 그래서 수영장 물을 빼고 소독과 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2시간이 소용된다고 오늘은 강습을 취소한데요.”

 손녀들은 수영장에 왔다가 실망한 표정이고, 손자는 가기 싫다는 걸 가자고 했다고 투덜거린다. 며느리가 얘들을 데리고 쇼핑몰을 간다. 물건도 사고, 바람도 쏘일 겸 가는 것 같다. 

 며느리에게 “손자가 가기 싫은데 따라왔다고 하니까 작은 거라도 하나 사주는게 어때요.”라고 귓속말로 말했다. 며느리는 그런 걸로 보상해주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도 자녀들과 함께 있어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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