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교육을 시작한지 22일째가 되는 날 밤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군복을 입고 출근을 했던 게 며칠 전 일인 것 같은데
어김없이 일요일이 되면 예배가 끝나고 잠시나마 부대에 들어가야 맘이 편했던 게 며칠 전 일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지 어느덧
22일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그리고 올해도 이제 8일도 남지 않은 이 밤
군복을 입고 출근을 하지 않으니 바로 와 닿는 몇 가지를 간단히 적어볼려고 한다
가장 좋은 것은 핸드폰에 대한 해방이다
틈만 나면 울리던 카톡, 전화 그리고 문자메시지까지
너무 많이 울리던 핸드폰이 이제 더이상 울리지 않는다
특히 현역을 복무할 때 '전화대기'라는 것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후보생 때는 후보생 때 나름대로 힘들었지만
임관을 해서 정훈장교를 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전화대기를 했던 것 같다.
초기대응반 :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들어와야 하는 사람
여기에 소위 때부터 전직교육을 들어가는 그날까지 미편성된 날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폰을 항상 내 몸처럼 붙이고 다녔던 것 같다.
특히 전방 GOP부대에 있을 때에는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가끔은 폰이 어디에 있는지 자주 까먹는다.
왜냐하면 항상 폰을 켜놓고 다니었는데 이제는 진동도 아닌 무음 모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지낸다.
그러니 진정으로 여유를 찾은 느낌이 든 것 같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너무 많이 울리던 핸드폰을 이제 울리지 않는다는 점
그러다 보니 어떨 때 보면 광고 전화를 빼면 하루에 많아야 2통이라니... ^^
이럴 때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는 머리가 점점 길어진다.
정확히 말하면 머리가 아닌 머리카락이 길어지고 있다.
전에는 한 달에 한번은 꼭 머리를 아니 이발을 하러 갔었는데
어느 덧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간동안 한번도 안 자르니 꽤 길어진 것 같다
생각해보면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길렀던 머리보다 지금이 더 긴 것 같은데,
조금 더 길러서 머리 스타일에 대한 변화도 꿈꿔봐야겠다.
세번째는 세상을 보는 관점이 변화가 되는 것 같다
바로 위의 그림처럼 어떤 사람은 3개를, 어떤 사람은 4개를 주장한다.
정답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나에게도 관점의 변화가 더욱 커진 것 같다.
정훈장교를 할 때에도 어떤 상황이 생기면
남과 다른 관점을 가져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원하는 스스로 판단하고 느낄 수 있는 나만의 관점이 생기고
그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점이 달라진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치나 외교와 관련된 첨예한 이슈가 생겼을 때
그것을 쉽게 표현하지 못 했는데
이제는 좀 더 생각의 폭을 넓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겨서 좋은 것 같다.
마지막은 관심사의 변화이다
어제는 내가 아끼는 후배의 결혼식이었다
후배는 아직 현역으로 복무를 하고 있었기에 현역들이 많이 왔었다
거기서 만났던 나의 오랜 동기들
2008년도에 ROTC 46기 정훈장교로 임관하여 약 11년을 같이 해온 동기들을 만났다.
몇 달 전만해도 관심사는 매우 비슷하거나 같았다
그러다보니 어떤 이야기를 해도 금방 알아듣고 반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제 만났을 때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정말 딴 나라에서 살다 온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동기들은 바뀐 것이 없었지만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 바뀌다보니 관심사가 바뀐 것 같다.
그런데 이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 같으니
그저 공통적으로 남아있는 추억만을 오래 마음 속에 담고 가야겠다.
22일에 쓰기 시작했는데
글을 마무리할려고 하니 어느 덧 23일이 되었다
이제 내일이 되면 또다른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할 것인데
조금씩 더 군인의 모습은 잠시 미뤄놓고
더 멋진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