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의 뷰티 인터스트리

팔라쪼 모체니고 섬유, 의복, 향수 박물관

by 리베르따

베네치아 산 스타에 San Stae 바포레토 선착장 근처에 있는 팔라쪼 모체니고 박물관 Museo di Palazzo Mocenigo은 베네치아의 귀족 문화와 패션, 향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베네치아를 방문하면 꼭 방문을 추천드리는 곳으로 17세기 도제를 여럿 배출한 모체니고 가문의 궁전이었던 이곳에서는 화려한 의상과 향수 전시를 통해 당시 귀족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https://maps.app.goo.gl/s3Qo3zMTDiioxyHw7

베네치아는 13세기부터 동양과의 교역을 통해 다양한 향신료와 재료를 들여오며 유럽 대륙에 향수와 화장품을 소개한 첫 도시 중 하나였다. 베네치아에서 처음 생겨난 것들이 참 많은데, 향수도 그중 하나다. 일종의 뷰티 인더스트리의 원조격으로 비잔티움을 통해 들어온 동양의 향신료, 꽃, 동물성 재료들로 비누와 향수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베네치아는 유럽인들에게 새로운 향기와 화장품을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C8Wb59XW0AEc03M.jfif 팔라쪼 모체니고의 향수 박물관. 당시 조향에 쓰였던 다양한 재료들의 향을 맡아볼 수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 베네치아는 유럽 대륙의 문화와 상업 중심지로, 향수와 화장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르네상스 시대 유럽인의 향수 사랑이 어느 정도였냐면 몸은 물론이고 가발, 옷, 장갑 심지어 동전에까지 뿌리고 다녔으니 그 수요가 어마어마했었다고 한다. 그만큼 당시 유럽에서 향수의 인기를 잘 보여준다. 여성들의 미용도 이때 많이 발달하였는데 일례로 하얀 치아를 위해 치약도 이 당시에 개발되었다. 이 시기에 베네치아는 화려한 향수와 비누 레시피를 개발하며 다양한 종류의 향을 만들어내어, 유럽 귀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베네치아의 번영은 18세기 나폴레옹의 침략으로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나폴레옹은 베네치아를 점령하며 많은 문화유산과 보물을 프랑스로 가져갔고, 베네치아의 향수 산업 역시 그 여파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이 시기 프랑스는 산업화의 물결을 타고 빠르게 발전했으나, 베네치아는 전통적인 상업 구조에 머물러 있었다.


C8Wb9hUW0AAsOs8.jfif 박물관에 소개된 베네치아의 무역로. 북아프리카, 흑해, 영국까지 뻗어 있다.

오늘날 향수의 중심지로 알려진 프랑스가 본격적으로 향수를 발달시키기 시작한 배경에는 베네치아 출신 귀족 여성의 이야기가 있다. 그녀는 프랑스 왕과 결혼할 때 자신의 개인 조향사를 파리로 데려갔고, 이를 통해 프랑스에 향수 문화가 뿌리내리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베네치아에서 시작된 향수 문화는 프랑스에서 더욱 발전하며 오늘날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당시 베네치아에서 사용되던 향신료와 동물성 재료들이 프랑스로 전해지며 다양한 향을 창조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었고, 프랑스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세계 향수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다른 나라들처럼 산업화의 열차에 오르지 못한 채 명맥이 끊긴 베네치아는 차례로 프랑스, 오스트리아의 속국이 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동력을 잃었다. 하지만 베네치아는 오랫동안 유럽에 끊임없이 신문물을 소개하는 창구역할을 했었고 오늘날 유럽문화 형성에 상당한 역할을 했음엔 틀림없다. 그것은 항상 이문을 쫓다가 우연히 발생한 것들이었고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위험과 못된 짓도 불사하던 베네치아 인들의 쓴 역사다.

C8Wiym9XoAAqgQJ.jfif 당시 베네치아에서 조향에 쓰인 도구들.


keyword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