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탭랩스 이래저래
국내 B2B 기업들은 한때 개발자들이 가장 가고 싶은 기업들이였습니다. 기술에 자신이 있는 개발자들은 모두 자신이 원하는 도메인에 속한 B2B IT 기업에 문을 두드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B2B IT 기업들이 많은 개발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B2B IT 기업들이 개발자들의 기억에서 멀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술 중심의 B2B IT 기업은 개발팀이 솔루션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증가시켜 나가면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초기 B2B IT 기업은 비즈니스 보다는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합니다. 이렇게 개발팀이 가치를 만들면 영업에서 그 가치를 팔기 시작합니다. 개발팀에서 끊임없이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 나가던 개발팀은 어느 순간부터 솔루션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적인 장벽들이 만들어 지면서 영업력이 강화됩니다. 영업력 강화와 함께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하지만 문제는 영업력을 통해 솔루션의 가치 이상을 판매하려는 순간 발생합니다.
솔루션의 가치 이상을 판매하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이 약간의 SI 프로젝트를 솔루션에 섞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1억원의 가치를 가진 솔루션에 초급 개발자 한명을 투입하는 SI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가치를 5억으로 올려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연봉 5,000만원의 초급 개발자를 투입하여 4억원의 매출을 추가로 만들었으니 이익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영업이 SI를 통해 솔루션의 가치 이상을 판매하면서 기업의 무게중심이 개발에서 영업으로 넘어갑니다. 이는 거위의 배를 갈라 황금알을 꺼내는 것과도 같은 상황과 같습니다. 이렇게 B2B IT 기업은 기술에서 멀어져 가게 됩니다. 아쉽지만 많은 B2B IT 기업들이 더 높은 매출을 만들기 위해 솔루션과 SI를 엮은 형태로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SaaS 기반의 B2B IT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센드버드, 와탭, 채널과 같은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많은 개발자들을 채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 SaaS 기반의 B2B IT 기업들은 기존의 IT 기업들이 빠진 함정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까요? 다행히도 SaaS 기반의 기업들은 기존의 솔루션 기업들이 겪었던 문제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SaaS 서비스의 특성상 고객 맞춤 솔루션이 제공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영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업셀링을 할 수 있도록 설계 되어 판매되기도 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최근 국내 SaaS 기반의 B2B IT 기업들이 개발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국내 B2B IT 솔루션들이 SaaS 기반의 서비스로 넘어가면서 개발자에게 매력적인 분야로 떠오르게 된 것입니다. IT 기술에 관심이 많은 개발자라면 아직 늦지 않았으니 SaaS 기반의 B2B IT 기업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