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수정 Jun 21. 2024

아빠가 그럴 수 있지

너는 누구편

일주일에  번은 독박육아를  때가 있다. 물론  뿐만은 아니고 아빠가 서울가면 엄마가, 엄마가 서울 가면 아빠가 본다. 이제는 혼자 놀고 밥도 먹고 똥도 싸고 쉬야도 하기 때문에 생존 육아는 지난 셈이다 그래서 바깥 일도 제법   있게  거다. 그런데 엄빠   하나가 없으면 고삐 풀린 망아지가 고 만다. 아이가 아닌 엄빠가!


엄마가 없으면 아빠는 하원 하자마자 티비를 틀어 놓고 만화 어린이 프로를 실컷 보게 한다. 그 사이 자기는 낮잠 자고. 못 먹던 치킨도 마음껏 시켜먹고 치우지도 않고 옷도 아무데나 벗어 놓는다. 목욕도 늦게 하고 잠도 10시에 재우는 것이다.


물론 아빠가 없으면 엄마도 그렇다. 아이를 델꼬 나가 냉면 시켜 먹고 까페 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아빠카드로 쭉쭉 긁는다. 그러면 우리의 행적이 실시간으로 아빠한테 간다. (자기 돈 낭비하는 거 좋아함) 못 먹던 족발도 시켜 먹고 술 안 먹는 짜꿍이 눈치 보여 안 먹던 와인 한 잔도 들이키고 하이볼도 마시고 이 시대의 탕아처럼 아이를 껴안고 잔다. (아이는 원래 아빠랑 잠)


이렇게 지킬 앤 하이드 급으로 이중생활을 하는데 문제는 요 녀석이다. 아이는 나에게 쪼르르 달려와 “밥 먹을 시간이 지났는데 아빠는 전화만 해요.” “차타고 가는데 아빠 100킬로 넘게 갔어요.” “어제 치킨 9시에 먹었어요.””아빠가 로션 안 발라 줬어요.”  “밤 11시에 깨서 놀았어요.” 등등 (물론 나의 행적도 아빠에게 이름) 이 아이는 누구 자식인지 엄청나게 도덕적이고 규율적이다. 누가 보면 수도승인줄. (별명이 시할머니)


그래서 엄마가 아빠한테 “어제  이렇게 늦게 잤어!” 라고 장난으로 타박 하면 아이는  말한다. “아빠가 가끔은 그럴 수도 있지


읭? 어쩌라고?


#현생에상전

매거진의 이전글 다정함을 배워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