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했냐구요?
국립극장에서 주최하는 제4회 젊은 평론가상 수상했습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 최초 대상이라는 황홀한 찬사를 받으며 평론가로 등단했네요. 이전에 대상이 적격자 없음으로 끝나서 실은 생각지도 못한 수상이었습니다.
평론가상 도전에 계기를 말씀드리자면,
2022년도에 음악교육과정에서 국악이 축소된다는 사건에 (분노가 살짝 담긴) 장문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생각보다 반향이 컸고, 페이스북 공유수와 친구신청이 급격하게 늘었었죠. 그 때 든 생각이 아, 글로 내 세계를 한번 찢었구나. 낭중지추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이후 같은 해 수림문화재단에서 공연 리뷰 의뢰가 들어온 것이 첫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 분들께서 저를 추천해 주셨고, 재단에서도 젊은 평론가를 키우고 싶다는 소망이 있으셨다고. 그렇게 가볍게 리뷰를 쓰기 시작했는데, 좀 제대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공연 평론에 대해 공부를 했어요. (연구자에게 공부는 습관)
그 사이에 에세이가 나왔고, 너 같은 사람이 평론을 해야 한다.고 용기를 주시는 분들이 감사하게도 전화를 주셨어요. 저 같은 사람이 뭔데요? 라고 되묻자 ‘공연예술에 직접 몸을 담갔었고, 음악치료사로서 일반 사람들을 만나서 직접 예술의 효용에 대해 실현하고 있으며, 음악이론가로서 본질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저는 전혀 생각이 없었던게 저희 가족이 음악계에 몸담고 있어 여러번 고사했죠. 평론은 또한 날카로운 관점을 투영해야 하니 글로 누군가를 상처주고 싶지 않다고도 했어요.
그러나 뜻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법. 종종 공연예술에 관한 글을 쓰면서, 내가 뭐라고 이런 말을 하나. 아니 이럴 바에는 등단을 하는게 낫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요. 마침 박사논문도 미뤄진 마당에.
결과는…뭐 이렇게 되었네요. 하하 그러니까 내가 하고싶은거 애써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 남이 잘한다잘한다 해주는 것도 재능이니 귀기울여봐야 한다는.
저는 평론가라는 말보단 서정민갑 님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대중음악의견가라는 말이 더 와닿습니다. 저도 제 세상에서 그대들을 바라볼 뿐입니다. 단지 의견을 잘 내기 위해서는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야겠죠.
평론을 쓸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가 준비한 방식을 소개해 보자면,
물론 심사평을 포함해서요. 저는 제출하는 두 편의 수준이 차이가 나면 큰 상이 어렵다는 점, 그냥 감상평이 아니라 여러모로 통찰적인 글쓰기여야 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글은 두 편으로 두 개의 공연을 평론해야합니다. 국립극장 단체 공연 하나, 외부 공연 하나. 저는 공연을 정할 때 창극단 공연, 판소리극 공연을 골랐습니다. 모두 제가 가까이서 꾸준히 지켜보던 장르였어요.
원작과 그 공연을 리뷰한 것들이요. 이들과 나는 어떤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아직 안 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반론할 여지가 있을까. 저는 그게 원전 신채효의 변강쇠가/제주도굿 할망본풀이였습니다. 비평적 읽기가 저는 필요했어요. 꼭 그 작품이 아니더라도 오케스트라나 비슷한 장르의 무용, 국악관현악을 보는 시각들에 대해 파악해야 합니다.
저는 현직 음악치료사로 심리학적 베이스, 또 음악 연구자로 음악학에 대한 베이스가 있습니다. 평론을 흔히 하는 기표, 기의 이런 상징체계로 분석하는 평론가도 있는데요. 굳이 상징체계로 분석하고는 나오는 의미가 저는 와닿진 않아서 제가 하기 편한 말로 가독성있게 쓰고 싶었습니다.
하나는 융의 정신분석학에 그림자 이론을 베이스로 썼고, 하나는 레퍼런스를 뒤집어 현 사회현상과 접점을 가지고 썼습니다. 심사위원은 이 부분을 여성주의 서사를 잘 포착했다고 좋게 봐주셨구요. 관계자분들은 음악적 지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음을 칭찬해주셨습니다. 이 포인트가 저는 대상을 갈랐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인문학이나 철학적 베이스 혹은 교육학 공학 등 자신의 전문분야가 있다면 적용해서 써보세요. 그것이 자신의 킥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수상소감 발췌해봅니다. 초심자의 다짐이랄까요.
따뜻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펜으로 힘을 휘두르고 싶지 않습니다. 무대 위 무대 뒤 무대 바깥을 아는 다정한 사람으로서 꼭 해야 할 말들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것이 못 이룰 꿈이라 해도 저는 칼 같은 글보다는 담요같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평론글은
1. 국립극장 홈페이지>공연예술박물관>자료이용>추천자료
*pc로 확인 가능 다운로드, 스마트폰x
2. 국립극장 별별스테이지>연구>국립극장 젊은 공연예술 평론가상>4회 *pc가 안정적, 프로필링크 확인
3. 공연예술문화연구 3집 (대상작만 실림)
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가 바로 안 걸려서 좀 불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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