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도 괜찮아
간만에 글은 제껴두고 쓸데없지만 괜히 정리하고 싶은 "여행용 셀카 비법"
혼자 여행을 가면 누구의 방해도 안 받고 나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좋은 것을 보고, 느끼는 걸 나눌 수 없다는 게 그렇게 외로울 수가 없다. 그래서 혼자 놀기를 한다.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일기도 쓰고, 책도 읽고, 편지도 쓰고.. 그중 하나가 사진. 찍는데 취미가 자연스럽게 붙을 수밖에 없다. 처음엔 풍경만 내리 찍다가 돌아와 보면 내 비루한 사진 실력에 좌절.. 이런 사진은 인터넷 찾으면 더 좋은 사진이 있는데.. 나만의 사진, 나만의 시간을 증명할 수 있는 나만의 사진 기술을 찾고 싶은 욕망이 꿈틀꿈틀. 이렇게 나온 나의 여행용 셀카 비법이다.(여행지니까 가능한 일.^^ 일상에서 이 방법을 쓰면 좀 오그라듬)
여행 갔을 때(특히 혼자 갔을 때) 셀카를 찍는 첫번째 이유는 아마도 찍어주는 사람이 없어서일 것이다. 혼자 여행은 너무너무너무 좋은데 사진 찍어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나 혼자라도 이 기분을 남기고 싶은데 매번 누구에게 찍어 달라고 하자니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원하는 샷이 안나와 속상하다.
음.. 두번째 이유로는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 나 빠리 개선문 왔는데 그냥 개선문만 찍자니 인터넷에 널리고 널린게 비싼 카메라로 찍은 좋은 사진이고.. 내가 개선문과 함께 찍히고 싶은 게 갖고 싶은데 말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짜잔!!
여행용 셀카 비법전수!
#주의 1 : 셀카다 보니 어쩔수 없이 제 얼굴이 질리도록 많이 나올 겁니다. 보기 자신 없으시다면 쿨하게 넘겨 주시길!!
#주의 2 : (조리개, 밝기 조절 등)어려운 사진의 기술 같은 건 절대 없습니다. 모두 똑딱이(혹은 폰카)로 가능한 일!!
재미로 봐주세요. 진지하지 않습니다. ㅎㅎ
그럼 시작!!!
여행이 아니라 걍 집에서도 많이 찍는 셀카 방법임.
얼굴을 바짝 들이대면 이게 어디서 찍었는지 알 방법이 없다. 100이면 100 후회.
그래서 카메라를 든 손 구석탱이에 붙어 최대한 배경이 나오도록 한다.
나쁜 예를 들어 주려고 했는데 딱히 나쁜 사진은 없어서 바로 좋은 예로!!
헉 첫 사진부터 좀 부담스럽.
여기는 오스트리아 크램스라는 작은 마을. 셀카다. 손을 최대한 멀리 뻗고 앵글 안에 얼굴 반 배경 반이 나오도록 하는게 포인트!!
+ 응용 1 : 역광을 이용해 다른 느낌을 내도 좋다.
얼글이 찐빵처럼 나왔지만 해를 등지고 찍어서 생동감이 느껴지는 B컷이다.
그곳의 바람과 높이까지 느껴져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사진. 오스트리아 멜크 수도원.
요새는 뭐 셀카봉이 있으니 ㅎㅎ
+응용 2 :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라.
내 얼굴 잘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여행 셀카에서는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이 중요하기에 내가 바라보는 방향도 중요하다.
내가 바라본 풍경에 풍경 사진만 찍지 말고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 여긴 제주, 한라산.
2. 파노라마 기능 사용하기
요즘 왠만한 똑딱이에는 있는 기능이다. 그러나 누가 파노라마로 셀카를? ㅋㅋ누가? 내가!! ㅋㅋ
파노라마로 완성한 사진이다. 아직 감이 안 올꺼야.. ㅎㅎ 여기는 뉴욕 MOMA.
셀카는 찍고 싶은데 배경이 다 안들어와서 내 얼굴을 먼저 찍고 옆을 찍어 연결하였다. 윗 사진도 파노라마다.
요즘 카메라는 쓰윽 움직이기만 하면 파노라마가 되니 훨씬 쉬워졌다.
사실 파노라마 셀카는 이곳 MOMA에서 시작된 것이다.
저 커다란 작품들을 담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파노라마를 찍으면서 앗! 각도만 잘 맞추면 셀카를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랜드 캐년 같은 커다란 자연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땐 동행자가 있어서 더 좋은 사진을 찍었지만 어쩔수 없이 외롭게 혼자 셀카를 찍어야 한다면!!)
+응용 1 : 파노라마 세로로 찍기.
파노라마를 가로로만 찍나? 세로로도 찍지!! 훗!! 천장이 예뻣던 유타 솔트레이크의 한 타이 음식점
일반적으로 삼각대를 사용한 타이머 사진.
보통 타이머는 단체사진을 찍고 싶을 때 많이 쓴다. 타이밍을 기다리느라 어정쩡한 자세로 나오기 일쑤.
대충 삼각대+타이머를 사용한 사진은 이런게 있겠지?
특히 신혼여행 갔을 때 둘이 찍고 싶잖아. 하아..맥시코 칸쿤이다.
그러나 이곳에선 셀카만을 말한다. 올려놓을 곳만 있다면 타이머를 요모조모 잘 쓸 수 있다.
타이머를 이용해 셀카를 찍어볼까나.
테이블에 올려놓고 찍은 사진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찍는 시선이 아니라 신선한 앵글이 나올 수 있다. 표정만 잘 지으면!! +_+
여기는 오스트리아 크램스
타이밍을 잘 못잡아서 어정쩡한 자세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뭔가 뜻밖의 명장면이 나올 수 있다.
한라산 등반 할 때다. 혼자 산을 오르고 있어서 돌 위에 올려놓고 타이머를 이용한 셀카를 찍으려는데 앉다가 찍혀버렸다.ㅋㅋㅋ
은근 초점이 풀에게 잡혀 의도치 않게 내가 좋아하는 자연스러운 사진이 탄생!!!
+응용 1 : (역시)시선을 다른 곳으로!!
셀카다.. 이때도 혼자였다.
도나우 강변을 걷는데 앞에 가는 (불륜?)커플이 부러운 나머지 나의 외로운 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셀카로!!
(셀카에 주제의식이 있음 ㅋㅋ)
오른쪽 귀퉁이에 보면 알겠지만 돌로 만든 울타리 같은 게 있어서 그 위에 올려두고 찍었다.
이곳 역시 오스트리아 크램스
중요한건 미리 앵글을 확인 얼만큼 나오는지 내가 어느 위치에 나오는지 계산을 하면 더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다는 점!!
급하거나 사람이 많을 때는 도난 위험도 있고 해서 좀 힘들겠지만 한가한 시골같은 곳에서는 아주 훌륭한 셀카 방법이다.
*
혼자 여행하는 것도 서러운(읭?)데 사진까지 눈치보며 찍어야 한다는 건 슬픈 일이다. 난 좀 웃기지만 사진에 꼭 내가 어떻게든 나와야 한다. 풍경만 찍어서는 도통 나중에 기억을 더듬기가 쉽지 않아서다. 분명 찍을 때는 좋아서 찍었는데 돌아와서는 "여기 왜 찍었지?"하기 일쑤. 모두가 찍는 뷰 포인트 말고 혼자지만 나 스스로 여행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 불륜커플처럼. 요런 몇 가지 팁으로 사진 속에 나와 그 곳의 모습을 생생하게 찍을 수 있다면 돌아와서 추억하는 데도 더 즐겁다.
앗 할 이야기는 많은데 사진 올리는데 한계가 있음.. ㅠㅠ 그럼 2편을 써야.. 쿨럭.. 여행용 셀카 비법전수 _2편에서 만나요!! ㅋㅋ
@2008 NYC, USA
@2009 Saltlake city, USA
@2009 Jeju island, KOREA
@2011 Krems, AUSTRIA
@2011 Melk, AUSTRIA
@2012 Cancun, MEXI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