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 불타오르네
한 남학생이 안경 통을 만지작거리다 안경닦이 사이로 웬 증명사진 하나를 넣었다 뺐다 한다.
“누구 사진이야?”
“친구요.”
옆 자리에 앉은 애가 “걸 프렌드.”
“걸프렌드?”
“아니야?”
“누군데?”
내가 다가가서 보니 다른 반 여학생이다.
“예쁘네.” 그랬더니 이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그러더니 귀까지 빨개졌다.
이게 그럴 일인가 싶은데...
“야, 너 귀까지 빨개... 불타올랐는데...” 하니 뒷 열에 졸던 녀석 하나가 “파이어~~”(방탄소년단 fire 불타오르네)를 불러젖힌다.
“쌤 미워할 거예요.”
“어? 어... 왜?”
내가 왜.. 어찌? 그녀보다 너의 마음을 먼저 알아차려서??
이렇게 귀빨간 사춘기는 고3 교실에도 오나보다. 그 뜨겁고 순수한 마음이 너무나 새삼스럽고도 예뻐서 계속 생각난다.
네 순수한 마음, 맘 변칠 않길 바래...
그런 뜨거운 마음 대책 없이 질주하며 쿵쾅거리는 심장 다시 한번 지녀봤으면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