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휴양지를 다녀왔습니다.
나일악어 공원이 두바이에 있다고 들었을 때만 해도 참 희한하구나 싶었습니다. UAE에서 지내다 보면 온갖 신기한 시설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아부다비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Louve museum)과 페라리 월드(Ferrari world) 그리고 씨월드(Sea World)는 일단 그 규모에 놀랍니다. 두바이에 있는 그린 플래닛(Green Planet), 미라클 가든(Miracle garden)과 나일악어공원(crocodile park), 샤르자에 있는 사파리(Safari) 같은 자연을 옮겨놓은 듯한 가족을 위한 시설이 하나 둘 늘어나니 좋습니다.
아이 학교 현장학습으로 나일악어 공원을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악어 공원에 가면 그곳에 진행하는 분이 한 시간가량 악어에 대해서 아주 재미나고 생생하게 설명합니다. 20여 명의 아이들이 어찌나 집중해서 듣는지 현장학습 따라가 본 지 벌써 4년 차이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입니다. 그만큼 그분이 숙련된 사람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는 재미난 요소가 가득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크로커다일과 엘리게이터의 차이점, 나일악어가 무시무시한 이유 등등 재미나고 궁금할법한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악어 알을 직접 만져보기도 했어요. 현장 학습이 끝나고 에세이를 써야 하는데 주제가 바로 나일악어가 위험한 이유였거든요. 체험 이후 에세이를 준비하면서 나일악어에 대해 사진도 찾아보고 글이나 동영상을 보다 보니 다녀와서도 현장 느낌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악어의 습성과 먹이 잡는 방법 같은 복잡한 이야기를 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어요. 현장 학습이 이래서 좋은가 보구나 싶었습니다.
나일악어 공원을 간다 했을 때 처음에는 심드렁했습니다. 가도 뭐 별게 있을까 싶었어요. 동물원도 아니고 악어뿐인 곳인데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지도 의심했거든요. 다녀오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가족 단위로 다녀오기에 정말 좋은 곳이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나면 그곳에서 살고 있는 악어가 다시 보여요. 키도 크고 이도 날카로운 나일악어가 좀 사랑스럽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가 흙기슭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악어인 줄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가 갑자기 물로 들어가 눈만 내밀고는 유유자적 수영하는 모습이 약간 오싹하기도 합니다.
예전에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는 무서운 영화를 본 탓인지 철조망이 있는데도 가까이 가서 보기 무서웠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신나서 좀 더 바짝 붙어가면서 악어 주의를 끌려고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아이과 어른의 차이 아니면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일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 동물들을 많이 접하다 보면 그리고 동물에 대해 알면 알수록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동물박사 최재천 님의 말대로 알면 자랑하고 싶고 사랑하려면 알아야 한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 현장이었습니다. 사막뿐이라 여겨졌던 이곳에서 바닷가를 가면 해파리도 보고, 공원에서 악어를 구경할 수 있으니 아이가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