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월 나답게 살고 싶은 소망을 담아.
[Album Review]
'나다움과 가을'
계절을 피아노 소품집으로 담아보자는 결심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더디지만 하나하나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욕심과 나답게 살고싶은 욕심이 만난 결과물이 이 피아노 소품집입니다.
첫 번째 피아노 소품집 '함께했던 봄'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도 과거에 만들었던 곡과 비교적 최근 만들었던 곡, 그리고 불과 녹음하기 일주일 전에 만든 곡까지 광범위한 타임라인이 함축된 앨범입니다.
만들어놓은 곡 리스트를 찬찬히 살펴보며 과거의 나에게 얽매이는 순간은 가끔 부끄러우면서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마치 오래전에 동고동락했던 친구를 몇십 년 만에 볼 때의 낯섬과 반가움의 어느 중간 지점이랄까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사실 저에게는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공기와 온도를 표현하기보다 과거의 나와 대화하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가을은 누구에게나 그런 계절이지 않을까 다소 건방진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 해의 추억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결국 가을이 아닐까. 달려왔던 과거의 나에게 갇혀 얽매여도 되는 시간. 상처받고 아픈, 그럼에도 웃었던. 씩씩하게 일어나 다음날을 살아가는 수많은 아침들. 그래서 결국 현재의 나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해 보는. 그래서 이번 앨범의 마지막 곡 '가을의 노래'는 더 나은 나를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시간이 가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듣는 여러분들도 한 번쯤 멈춰서 과거의 나를 떠올려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과거의 나를 용서하고 피하지 말고 안아주고 곁에 둘 수 있는 그런 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앨범의 수록곡도 저의 들춰내고 싶지 않은 과거의 그것인 것처럼.
[Track Review]
Track 01 너에게 묻는 밤
진심은 결국 밤에 묻어난다. 그 밤이 오래도록 영원하기를
Track 02 우리가 사랑한 날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제목 그대로의 날들
Track 03 지난 추억, 어느 한 장면
어떤 순간의 나는 그 시간 그대로 머물러야만 한다.
그때의 너도 마찬가지일까.
Track 04 이제야 말하지만
너에게 미처 말하지 못했던, 소리없는 뒷모습
Track 05 가을의 노래
그럼에도 우린 살아간다. 가을은 겨울보다 일찍 다음을 노래한다.
[Credits]
All Performed by Leejungwoo
Recorded at YAGI Studio
Mixed & Mastered by Leehyunjin at YAGI Studio
Art Designed by honest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