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밝은랑 Mar 23. 2016

그녀의 Break Time #4

그래서 꽃다발이 화분보다 좋다.


꽃다발이 아닌

커다란 꽃 화분을

선물하던 손님이 있었다.




잘린 꽃보단
뿌리가 있는 화분이
오래가잖아




살아있는 꽃을 즐길 수 있다.

다음 해에 다시 꽃을 볼 수도 있다.

그는 죽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있을 것이다.

그래서 화분을 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화려했던 꽃은 떨어진다.


적당한 햇볕과 물이 없다면

그 튼튼한 뿌리가 있다 한들

결국에 시들 것이다.



색은 조금 바래도
오랫동안 보고 싶다.
그래서 절화가 좋다.



가장 화려한 모습일 때

꽃줄기싹둑 잘

절화가 되었다.

 

수분기 없이 바짝 말려

시들 것 같은 순간이 오기 전

그 시간 속에 오랫동안 머물게 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수년이 지난다면


진했던 향이 아닌 마른 꽃 향기만 남겠지.

선명했던 색은 온데간데없이 빛바랜 모습이겠지.

이젠 기억을 달래 줄 마른 꽃으로 곁에 남겠지.


이젠 더 이상 물을 줄 수 없지만

무의미한 물은 그만 거두고

가장 예뻤던 모습으로 곱게 말려 간직하련다.


그래서 절화가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녀의 Dinner Time #3.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