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는 게 두렵지 않은 할아버지
우리 예쁜 손녀
다섯 살, 열 살, 스무 살
커가는 모습이 너무 기대돼.
세월이 흘러 나이가 먹는 게
이제 전혀 두렵지가 않아.
그저 아프지 말고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만 보며
건강하게만 커다오.
목소리에서 다정함을 느꼈을까?
할아버지가 편지를 읽는 모습을
아가는 물끄러미 내내 쳐다보았다.
아가의 손짓 하나에
'까르르' 한 번의 웃음에
2초 남짓 홀로서 기우뚱할 때
친척의 품에 안겨 갑자기 울 때도
모두가 매 순간을 기적처럼 웃었다.
모두가 첫 생일을 이렇게 기뻐했다.
너는 과연 이 순간을 기억할까?
너는 저 예쁜 말을 알아 들었을까?
결혼하는 모습은 아마 못 보겠지.
세월에게 야속함을 토하면서
꽃처럼 필 네 모습이 궁금해서
세월이 두렵지 않고 기대된다니
그만큼 강한 게 부모인가 보다.
나도 누군가의 바람을 담아 컸겠지.
아주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아침 햇쌀같이 따뜻했을 그 마음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