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을 위한 익숙함 떨쳐내기
주문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오븐 안으로 빵이 들어간다.
타닥타닥 소리가 은근히 들리는
빵이 완성된다.
향은 코끝에 닿아 식욕을 자극한다.
방금 구운 걸 과시하는 듯한 온도는 덤이다.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
빵이 맛있어서 많이 먹었더니 못 먹겠어요.
참 많이 듣는 말이다.
빵은 자주 접하는 음식이다 보니
누구나 개인의 기호가 있다.
익숙한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어렵지 않게 평가할 수 있다.
다른걸 즐길 여유를 남기지 못한 채
잘 아는 빵으로 채워간다.
다음을 생각하면 후회가 밀려온다.
이제 맛있는 게 나올 텐데...
익숙한 타입의 사람을 만나면
금세 그 사람에게 집중한다.
익숙함에 젖어
익숙한 사람만 쫓는다.
내 마음에 익숙함만 잔뜩 채운다.
새로움이 들어올 공간이 남지 않았다.
그것들은 내 옆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어쩌면 참 괜찮을지도, 좋을지도 모르는데
이미 가득 찬 마음이 모두 흘려보내 버린다.
갓 구운 빵도 정말 맛있긴 하지만
그다음엔 정말 근사한 코스가 나온다고!
조금만 천천히 가볍게 기다려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