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공간, 마당

운조루 마당

대문을 지난 처음 대면하는 공간이 마당이다. 마당은 집 앞이나 뒤 또는 어느 일정한 곳에 단단하고 평평하게 닦아 놓은 땅을 의미한다. 마당은 비워져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채워지기도 하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살림집은 마당과 뜰의 경계가 없으나, 운조루 같은 고택은 그 경계가 뚜렷하다.

마당은 대문, 안방, 부엌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옥의 중심 공간이다. 그뿐 아니라, 마당은 풍수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농경사회에 있어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공간을 간과할 수 없는 공간이기도 하다. 농작물을 거두고 말리는 필수적인 공간이 바로 마당이다. 마당을 만들 때는 높낮이가 울퉁불퉁하기 않아야 하며 물이 잘 빠지도록 비스듬하게 하여야 하며, 담과 집 사이를 좁지 않게 해서 햇빛이 잘 들도록 하여야 하며, 네모 퉁이가 평탄하고 반듯하여야 한다고 <임원경제지>는 전하고 있다. <임원경제지>에서 전하는 마당은 물이 잘 빠지고 관리가 용이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마당에 물이 잘 빠지도록 마사토를 깔고 아침마다 대나무 빗자루로 마당을 쓸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곳이 마당이다. 운조루처럼 처마가 긴 한옥은 마당에서 반사된 빛이 집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기능을 하는 곳도 마당이다.

일반적으로 한옥 마당의 개수는 그 집의 규모를 판단하는 기준이되기도 한다. 마당은 건물의 외부가 아니라 집의 한 요소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갖고 있는 한옥에 대한 개념이다. 운조루는 마당이 네 개의 공간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택의 마당은 보통 사랑마당, 안마당, 행랑 마당이 있다. 사랑마당은 바깥주인의 공간으로 손님을 맞이하거나 혼례 등 관혼상제의 공간이기도 하다. 안마당은 집안의 여성이 사용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는 집안을 하거나 가사노동의 공간이지만 바깥세상과는 폐쇄적인 경계를 지닌 공간이다. 운조루는 큰 사랑채 앞에 사랑마당과 그 뒤편에는 사랑 뒷마당이 있으며, 아랫 사랑채 앞에 아랫 사랑채 마당 그리고 안채에 안사랑마당이 있다. 보통 뒷마당에 장독대와 굴뚝이 있으나 운조루는 안마당에 장독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