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루 대문
운조루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큰길 안쪽으로 오르다 보면 마을 어귀가 있다. 마을의 안과 밖의 경계를 지난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고택이 보인다. 마을 안길 초입에 자리한 고택이 운조루이다.
대문 입구에는 배산을 이루고 있는 지리산에 흘러내리는 물이 성급하고 성찬 모습으로 물길을 감아 흐른다. 대문 앞 물길에 오랜 시간 여인의 시름을 나누었을 빨래터가 있다. 찰나라 할 정도의 물길을 건너면 마주하는 곳이 마을과 집의 경계인 대문이다. 한옥에서의 대문은 집의 안과 밖의 경계이자 가족들이 아침저녁으로 출입하는 곳이다. 늘 열려 있으면서 닫혀야 할 경계의 선이다. 우리 선조들은 외부의 기가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로 여겨 입춘방이나, 룡(龍) 또는 호(虎)자를 써서 길흉화복을 부르거나 막는 장소로 여겼다.
운조루의 대문은 솟을대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솟을대문은 사대부집의 권위의 상징이다. 솟을대문 옆으로 행랑채가 이어져 있는데 행랑의 지붕보다 높게 올려서 있다. 솟을대문과 이어진 행랑이 없을 경우에는 판벽을 처리하고 담으로 이어놓고는 하는데 운조루는 행랑채와 이어진 문형태를 이루고 있다. 운조루 솟을대문에는 유이주가 한양을 가던 도중에 호랑이를 만났는데, 맨손으로 잡아 임금에게 바쳤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호랑이 뼈가 문에 걸려있다. 호랑이뼈를 대문에 걸어 놓은 이유는 잡귀나 병마를 막기 위해 걸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