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평생 일할 수 있는
가장 멋진 2막 인생은 바로 귀농이다.
딱 10년 전이다.
중앙부처 국장 50여 명과 공기업 1급 10여 명 60명이 과천에 모여서
1년간 교육을 받았다.
모두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국장이라는 무거운 갑옷을 벗고 가벼운 운동복을
입은 셈이다.
자기 하나만 챙기면 되는 아주 편한
상태에서 만났다.
교육을 마치고는 연말 모임에서 반갑게 만나다가 최근에는 모임에 나오는
사람이 하나둘 줄어든다.
승승장구한 차관님, 청장님, 실장님도 있지만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는 법.
어느새 거의 퇴직을 했다.
퇴직 이후의 삶은 서로 잘 모른다.
연락이 없이 모임에 안 나오면
'혹시 가족 중에 누가 아픈가?'
'집안에 무슨 우환이 생겼나?'
생각할 뿐 쉽게 물을 수 없다.
그래도 동갑내기는 그중에서도
친근감이 더 있다.
오늘 62년 범띠 3명이 모였다.
우연한 만남이다.
그래도 갑장이라는 동질성이 실행의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편하니깐.
뭐 친구니깐.
나와 손태락 사장이 파주에 귀농한
정동활 국장을 찾아갔다.
여왕벌은 생식만 하고 수벌과 일벌은
일을 한다.
산속에 들어가서 아카시아꽃 등에서
꿀을 따와서 벌집으로 온다.
이 수벌과 일벌이
윙윙거리면서 꿀을 나르는
벌들(bees)을 드론(Drone)이라 한다.
그 모습을 따서 만든 게
바로 무인 비행체 드론의 원조다.
손 사장과 나는 정사장의 설명에 빠졌다.
그의 간결한 설명과 열정은 마치
스티브 잡스를 보는 듯했다.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간결하지만
울림이 있었다.
고수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묘한 기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