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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용선 Sep 11. 2019

질병을 고치는 예수 그리스도

  “병이 나았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시오.”

  예수는 큰 병에 걸렸거나 악령에 들려 고생하던 사람을 고쳐주고 나면 그에게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당부하고 “집으로 돌아가라.” 명했습니다.

  발설을 금지시킨 까닭은 당시 사회가 그러한 기적의 참뜻을 수용할 만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장님이 눈을 뜨고 벙어리가 말을 하게 되며 귀머거리가 듣게 되는 모습으로 보고서도 바리사이파 사람들 일부는 위선과 시기심에 가득 차서는 예수를 이렇게 매도했습니다.

  “이 자가 악령의 우두머리인 바알세불의 힘을 빌지 않고서야 악령을 쫓아낼 리 없다.”

  예수 당시에는 로마에 부역한 장사치들이 의약품을 매점매석해서 부자들조차 약을 구입하는 데 부담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가난한데 병까지 든 사람들은 사회로부터 차단당하기 일쑤였지요.

  예수가 병이 나은 사람에게 “집으로 돌아가라!” 명한 것은 단순한 귀가 명령이 아니라 정상적인 사회로 복귀하라는 뜻입니다. 예수가 고친 질병 대부분은 환자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것들이었습니다.

  가난과 질병을 마치 숙명처럼 여겨왔던 사람들이 예수의 대가 없는 치료를 받고 온전해져서는 당당히 자신들이 본래 속해 있었던 사회로 돌아갑니다. 죄인으로 취급당할 이유가 근본적으로 사라지니 그들 앞에서 기존의 종교적 계율은 힘을 잃습니다. 약을 구하려고 빚을 내지 않아도 되었으니 더 이상 질병 탓에 착취당하지도 않습니다.

  한꺼번에 나병환자 열 사람을 고쳤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예루살렘을 가기 위해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를 지나던 길이었습니다. 그들은 나병에 걸린 환자들이 열 명이나 모인 곳을 지나치게 됩니다. 예수는 이들에게 조금 특이한 명령을 내립니다.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그들이 제사장에게 가는 동안에 몸이 나아 깨끗해졌습니다. 하지만 열 사람 중 한 사람만이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며 예수의 발치에서 감사를 표하죠. 그런 그에게 예수는 또 말합니다. “너의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루카 17:14-19)

  예수가 환자들에게 다가가서 손수 고치는 경우가 주로 많았지만 환자들이 각자의 믿음으로 그로부터 기적의 힘을 이끌어내어 낫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혈루병에 걸린 여인은 군중 속에서 손을 뻗어 예수의 옷깃에 손을 댐으로써 병이 나았고, 로마 장교는 명령만으로도 충분하니 명하여 달라는 부탁으로 예수를 놀라게 했습니다. 죽은 지 사흘이 지나 부패가 진행되는 시신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종교지도자들이 보기에 이런 현상은 자신들의 권위와 이익에 매우 위협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들 중 탐욕과 질투에 사로잡힌 사람들 눈에는 급기야 예수가 귀신들의 왕에 씌운 악마의 추종자로 비치고 말았습니다.(이사아서 5:21 참조) 선한 행위가 악으로 보일 만큼 비뚤어진 그들에게 예수는 성령모독죄를 적용시키며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용서하지 않았다기보다는 그렇게 완전히 비뚤어진 부류는 결코 온전해지지 않음을 간파하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날 치유 활동은 크리스천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병원을 설립하고 의사를 파견하며 사회복지 차원의 각종 지원을 하죠. 기도와 간병은 기본이고요. 성령의 일곱 가지 은사 중에 신유 즉 병을 고치는 능력이 있긴 하지만, 종교적 행위만으로 병을 고치려 드는 시도는 아주 커다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교회 조직마다 헌금 활용에 신자의 질병 치료 비중을 넓히는 것도 예수님의 지체다운 행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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