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의 세살
요즘의 주노는 낮잠이 필요없다. 낮잠을 안자면 8-9시, 낮잠을 삼십분이라도 자면 11시 정도에 잠이든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낮잠은 의무이고, 아이를 일부러 일찍 깨우는 것은 안된다고 한다. 집에서 낮잠을 재워보니 잠이 오지 않아 한시간을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잠도 안오는데 집보다 불편한 학교에서 얼마나 뒤척였을까.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물었다.
"주노야. 학교에서 잠이 잘 왔어?"
"아니."
"그래서 어떻게 했어 ? 루니도 없잖아."
루니는 주노가 잘 때 이야기를 들려주는 상자이다. 혼자 잠드는 걸 시작한 이후로 이 이야기 상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가 잠이 든다.
"루니 없지. 그래서 엄마 생각했어."
잠이 안와서 내 생각했다는 아이. 나도 밤에 잠들기 전에 네 생각 많이 해. 오늘은 얼마나 버럭했나. 여기선 버럭하지 말껄. 너는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내일 너 간식이랑 저녁 뭐해주지. 왜 자꾸 콧물이 날까. 볼이랑 손이 까칠하던데 어떤 크림을 사볼까. 아침에 우유만 먹고 가는데 빵이라도 먹일 방법은 없을까. 학교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지낼까. 괴롭힌다는 아이가 오늘도 괴롭혔을까. 좋아한다는 친구에게 상처받을 일은 없었을까. 그러다가 내 어린시절로 넘어가서 너의 경우와 비교하고 너의 마음과 고충을 이해하기도 하고.
이제는 주노와의 관계가 훨씬 상호적인 느낌이다. 좋은 감정만 쌓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좋은 감정 나쁜 감정을 서로 주고 받으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같다. 아이와 좀 더 풍부한 관계를 맺어가는 느낌이다. 아이가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