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의 세살
셋 다 안쓰러운 생활의 연속.
주노는 엄마가 입으로만 놀아줘서, 놀아주다가 리아 봐서, 신나게 노는데 리아가 울거나 추워서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서럽고.
리아는 엄마가 오빠만 신경써주고 자기한테는 정말 최소한만 해줘서, 추운데 오빠 논다고 나와서 유모차에만 묶여 있어야해서 서럽고.
그 사이에 껴서 첫째 짜증 받아내고 둘째 수발 드느라 몸 아프고 정신 아픈 나도 서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노의 귀여운 말들은 가뭄의 단비마냥 단발적으로 힘을 준다.
1.
해가 늦게 뜨는 가을이 되었다. 학교 가려고 준비하는데 아직도 깜깜한 바깥을 보며,
"엄마 햇님이 늦잠을 자요."
2.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등하교길에 불뿜고 성내기 후에.
"엄마는 주노가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화를 내면 슬퍼."
"수리수리마수리 얍 ! 엄마 내가 마법을 부렸어요."
"무슨 마법 ?"
"엄마가 슬프지 않고 기뻐지는 마법."
3.
저녁을 먹다가,
"아빠. 회사 가요. 지금."
"왜 ? 싫은데?"
"왜 싫어요?"
"주노랑 같이 있고 싶으니까."
"왜 같이 있고 싶어요 ?"
"사랑하니까."
"아빠. 사랑한다는게 무슨 말이에요 ?"
"아빠가 주노를 사랑한다고 하면 아빠가 주노 생각을 많이 하는거야. 주노가 뭐 할까 궁금하고 주노의 기분이 궁금하고. 회사에 있으면 자꾸 주노 생각이 나는거야."
대부분은 악당과 영웅, 산타 할아버지와 père fouettard (산타할아버지와 반대로 못된 아이들에게 벌을 선물하는 할아버지), 할로윈 유령 타령이지만 이따금 귀엽고 훈훈하다. 아직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