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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연승 Oct 30. 2019

물방울건선과 장미색비강진

구진인설성 질환 비교

조금 무식한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가끔 정확한 진단의 무력함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신경정신과에서도 다양한 증상의 패턴에 따라 진단명을 구분해놓고 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볼때는 대개 불안, 우울을 비롯해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 등 여러 증상이 섞여들어가 있는 경우를 더 자주 보게 됩니다. 


공황장애 등이 생각보다 나이브하게 진단되는 경우도 보게 되고요...

(흔히 '공황장애' '초기증상' '같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듣고 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신경성 증상들이 섞여서 흔히 담적병이냐고 물어보는 소화기환자들, 

수면의 양적 질적 저하를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은 만성피로증후군,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산후풍 양상, 

혹은 crps처럼 보이는 만성통증 환자들...

 

대개 증상들은 이거저거 섞여있고 쓰는 약도 조금씩 overlap 되어 있죠. 


신경정신과 여기저기 거쳐서 오는 환자들은 SSRI, 벤조디아제핀계열의 신경안정제, z-drug 한두서너개 섞어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번 보는 환자들이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진단이라는게 뭔 소용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피부질환에서도 비슷한 거 같습니다.
 

실제 피부과에서 별다른 이야기를 듣지도 못하고 약이나 연고만 받아나오는 경우도 있고요. 


항히스타민, 스테로이드 주거나 항생제, 항진균제 이 정도 선에서 주고 좋아지면 다행이고 안좋아지면 환자들이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증상이 꼬이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피부로 드러난 증상이 비슷해보여도 감별진단을 통해 예후를 판단하거나 위중한 질환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암튼 그렇습니다.


피부 증상 기저에 깔려있는 공통되는 요인들, 그럼에도 사람에서 질병에서 각기 다르게 표현되게 피부증상들을 만드는 요인이 무엇일지 가끔은 멀리서도 보고 가끔은 가까이서 보고 그러다보면 뭔가 손에 잡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암튼 피부질환의 진단은 전형적인 양상만으로 보면 쉬워 보일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헷갈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거 같습니다. 


 

구진인설성 질환의 경우에 인설scale이 병변 부위에 덮여있는 형태로 보면 비슷비슷해 보일때도 있구요.

 

구진인설성 질환(Papulosquamous diseases)은 scaly papules and plaques로 특징지어지는데요. 

구진papule과 더불어 인설scale이 나타나는 다양한 질환을 포괄하는 표현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구진인설성 질환에서 추정에 따른 임상진단presumptive clinical diagnosis과 조직검사 상의 차이가 생각보다 많다고 하네요.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조직검사를 통한 추가적인 진단에 대해서도 알아둘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Faraz, A., Dharamshi, H. A., Zahir, N., Saleem, A., & Ullah, S. (2015). Role of skin biopsy in papulosquamous lesions—a comparative study. Comparative Clinical Pathology, 24(5), 1205–1209. doi:10.1007/s00580-015-2061-8 
 


대표적인 구진인설성 질환인 건선psoriasis, 장미색비강진pityriasis rosea, 편평태선lichen planus 등을 비교한 연구들이 꽤 있습니다.


 

건선 가운데 물방울건선Guttate psoriasis과 장미색비강진pityriasis rosea을 감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물방울 건선의 양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an acute bilateral, symmetric eruption 

consisting of multiple, 

well demarcated, 

salmon-pink to erythematous, 

round to oval papules 

ranging in size from 1 mm to 10 mm in diameter.
 


 

주로 streptococcal infection 이후에 trunk와 proximal extremities에 발생하는데요.
 

때문에 인후염, 상기도감염, 편도염 등을 앓고나서 수일후에 구진인설성 병변이 나타난다면 물방울 건선의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피부 증상 이전에 감기로 목이 아팠다는 표현을 하는지 유의깊게 보시면 좋겠습니다.^^


물방울 건선의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져있지 않지만 streptococcal infection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난 면역 반응이 건선에 취약한 유전자와 상호작용하여 물방울 건선을 유발하거나 혹은 기존의 건선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증상의 악화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비교적 예후가 양호해서 별다른 치료 없이 12~16주 사이에 자연적으로 호전 되는 경우가 많지만 30% 가량에서는 만성적인 판상 건선으로 진행되기도 하기 때문에 증상 변화를 주의깊게 추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미색비강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대한 피부 반응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전신적인 피부반응을 보이기 전에 herald patch라는 특징적인 형태가 선행된 이후에 크리스마스 트리 형태의 체간부위 병변을 보이죠.



Drago, F., Broccolo, F., & Rebora, A. (2009). Pityriasis rosea: An update with a critical appraisal of its possible herpesviral etiology.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61(2), 303–318. doi:10.1016/j.jaad.2008.07.045 
 


 


먼저 나타난 큰 하나의 herald patch를 mother spot이라고 하고 그와 유사한 형태의 더 작은 후행하는 병변 부위들을 dauther patches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장미색비강진에서도 처음에 증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큰 하나의 병변이 먼저 나타났는지 확인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장미색비강진도 자연적으로 좋아지기 때문에 건선보다는 예후가 훨 좋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장미색비강진이랑 물방울건선 구분하기가 쉬워보이는데요. 


 장미색비강진도 비전형적인 양상들도 많고 병변 부위를 가까이 확대해서 보지 않으면 실제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헷갈리는거 같습니다.


 


 


Chuh, A., Zawar, V., & Lee, A. (2005). Atypical presentations of pityriasis rosea: case presentations. 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 19(1), 120–126. doi:10.1111/j.1468-3083.2004.01105.x

 


 

atypical pityriasis rosea로 검색하면 관련 사진들을 꽤 볼 수 있습니다.  그냥 전형적인 양상 이외에도 다양한 부위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정도만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즉, 그냥 naked eye로 판별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고 좀 헷갈리는 경우에는 dermatoscope나 조직검사 등의 도움을 받는게 나을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피부경 이야기를 이어서 하겠습니다.


 

자료 정리: 인천 송도 미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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