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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정나그네 Sep 20. 2017

상실의 시대에 감정을 글로 말하기

나를 위한 글쓰기, 성장

현대인들의 숱한 마음의 병은 흘러가는 감정을 제대로 놓아주지 못해서일 것이다. 제대로 슬퍼하지 못하고 제대로 방황하지 못해서, 상실을 집요하고 깊게 파헤쳐 놓아버리지 못하고 한쪽 발을 평생 그 안에 걸친 채로 살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책 中


나는 이제 가는 곳마다, 카페에서나 거리에서나 만나는 사람들 하나하나를 결국은 죽을 수밖에 없음이라는 시선으로, 그러니까 그들 모두를 죽어야 하는 존재들로 바라본다. 그런데 그 사실만큼이나 분명하게 나는 또한 알고 있다. 그들이 그 사실을 결코 알고 있지 못하다는 걸. 

-애도 일기 中



원래부터가 생각하기 좋아하는 나이지만, 사랑하는 가족 구성원이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동안 깊은 상실감과 슬픔에 사로 잡혔다.

살아간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그 사이를 뚜벅뚜벅 오늘도 걸어간다는 것.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 대한 허무함과 정리되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오늘도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벅차게 느껴졌다. 충분히 슬픔을 느끼며 감정을 정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다시 현실을 보고 현실을 살아야 했다. 당장에 살아야 하는, 또 누군가를 위해 살아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이 등 뒤에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역시 그냥 지나가고 싶었다. 이 감정을 정리해 두고 싶기도 했지만, 정작 정리하며 글을 쓰기에는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했다. 쓰고 나면 무언가 잊힐까 봐, 무언가 떠나갈까 봐 그게 두려웠다. 아직은 아무것도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 시간을 흘려보내야 할지, 성장해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오늘 읽은 책의 인용문처럼, 글쓰기를 통해 충분히 감정을 표현하고, 정리하고, 지나가야겠다. 


많은 현대인들 역시 누군가의 에세이 책과 강연도 좋지만, 스스로의 감정을 곱씹으며 정리하며 건강히 살아내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하니까. 

글쓴이는 건강히 살아내는 이 과정에 글쓰기와 여행이 가장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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