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mal life, simple living, 관계의 가치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가지고 살아가는 '미니멀 라이프'란 키워드가 심심찮게 들린다.
몇 년 만에 생각만 하던 독립을 하며, 이사 준비를 하다 몇 년 동안 서울로 상경하여 차곡차곡 쌓인 소유를 정리하였다. 2번 읽지 않는 책들은 중고서점에 되팔거나 주변인들에게 나눠주고, 2년 이상 입지 않았던 옷들은 헌 옷 수거함에 한 무더기 넣어버렸다. 대학시절 공부하던 전공책들은 다시 보지 않지만, 버릴 수 없어 간간이 볼 책들을 제외하곤 상자 속에 고이 모셔두었다.
때로는 모으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 한 번도 안 입은 옷도 괜히 언젠간 입을 거야 라며 모셔 두고, 심지어 우리의 할머니들이 그런 것처럼 작은 비닐봉지도 쓸 데가 있을 거라며 두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작은 집을 인테리어 하는 데이도 짐이 많으면 인테리어 자체가 쉽지 않다.
고로 심플한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버리지 못하는 것,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 '가치'가 그곳에 부여되고 있단 것을 깨달았다.
입지 않더라도 이쁘니까 소유하고 싶은 가치,
다시 보지 않더라고 11년도에 그 친구가 나에게 주었던 그 마음의 가치,
내 머릿속에 다 집어넣기에는 힘겹지만, 궁금할 때마다 찾아볼 수 있는 지식의 가치.
그런데 이 '가치'는 소유하고 있는 물건뿐 아니라 더 넓혀 '관계의 가치'까지 적용된다.
내 주변에 언제나 있어 줄 것만 같은 가족의 가치,
무언가 궁금한 게 생기면 거리낌 없이 톡을 보내 물어볼 수 있는 친구의 가치
이런 관계의 폭도 년수가 바뀔수록 줄어들고, 또 조금씩 생겨나기도 하지만, 이런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에 새삼스레 '감사'하게 된다.
무언가를 잃을 것이 있단 것은 무언가를 이미 내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잃고 싶지 않아 가지고 싶지 않다는 것은, 그 가치 자체를 맛보지 못할 불행함이다.
당연하게 있다고 해서, 가치를 잊어버리지 말자.
가치 있는 물건과 관계를 가치 있게 여기고, 감사를 고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