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희연 Apr 15. 2021

어린시절의 대표적인 기억은 아주 평범하고 사소하다.

# 아이가 기억하는 어린시절의 대표적인 기억은 아주 평범하고 사소한 보통의 날들이다.








어린시절의 느낌을 구성하는 어떤 장면이 다들 있을 것이다.
뭔가 자세하진 않더라도 그 날의 공기의 질감 냄새 느낌을 기억하는 어린시절의 기억들.


지금도 딱 떠오르는 장면이 있는데,



한 4-5살 때 였을거다. 
엄마아빠 따라 계모임을 갔고, 그 모임에는 유독 제 또래 아이들이 많았다. 아마 아이들을 위해 그 날 모임은 야외로 정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아주 햇살이 좋은 날이었고 낮에 두어시간 열심히 놀았다. 원없이 놀고 차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에 타고 원래 엄마는 아빠 옆자리에(조수석) 앉으시는데 이날은 내가 피곤해하는걸 아셔서 뒷좌석에 타셨다. 예민한 나는 땅바닥에 눕듯이 몸을 옆으로 뉘여야 잠을 잘 수 있어서 무릎 베개를 해 주시려고 뒤에 타신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금 나눈 이 대화가 내 어린시절의 가장 대표적인 기억이다.
1분도 안되는 이 짧은 순간이.






엄마~ 오늘 진짜 너무 재밌었어.
(미소) 짧은 시간이었지만? 
응!


그렇게 3마디 얘기를 나누고 엄마 무릎에 베개를 베고 차가 덜컹거리며 돌아오는데 창문 너머로 햇살은 계속 쏟아져내리고, 나는 노곤노곤 졸음이 쏟아지고 엄마는 계속 내 머리를 쓰다듬고 계셨다. 별 말씀 안하시고 그냥 제 머리칼 하나하나를 소중하단 듯이 쓸어내리고 난 엄마무릎에 머리를 베고 꾸벅꾸벅 졸았던 햇살 따뜻했던 그 날.


아주아주 평범하고 사소한 보통의 날인 이 날의 기억은
내 어린시절 전체를 대표하는 어떤 느낌으로 남아서
두고두고 기억난다. 



그냥 그 따뜻했던 공기와 머리칼 쓰다듬는 손길
노곤노곤 쏟아지던 잠, 엄마 무릎, 엄마 냄새 ...



아이들의 기억에 평생토록 남는 날은 생각외로 너무 평범한..
오후3시 같은, 아주 일상적인 어떤 날일 것이다. 



지금 오늘 나눈 대화와 눈빛이
내 아이의 가장 인상적인 어린시절의 기억으로 남을수 있다는걸 쓰면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