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 번 오겠다는 얘기를 연발하던 후배가 사무실로 오겠단다. 1시간 뒤면 도착한단다. 마침 사무실에 있으니 오라고 했다. 1시간 뒤에 전화가 왔다. 못 온단다. 미안하단다. 혹시 내일 가게 되면 전화 준단다.
사람 좋은 이 친구의 말투는 세상 천진난만했다. 내가 바쁘다고 했어도 '네 다음에 갈게요'라고 사람 좋게 털어버릴 천진함이었다.
이로써 증명되었다. 내일 올지도 모르고 안 올지도 모르는 사람 좋은 이 친구와 나는 때마침 인근을 지나가야 하는 우연과 공교롭게 시간이 맞아야 하는 두 가지 우연이 발생했을 때 만날 수 있는 운명적 관계란 것이 말이다.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필시 인연인 거라. 우리의 만남은 일반적으로 약속하고 만나는 사이보다 훨씬 운명적이어서 혹시 이다음에 만나게 되면 두 손을 마주 잡고 백년해로를 약속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으이그.
시간을 내서 만나는 사람이 있고, 시간이 날 때 만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
#뒤끝작렬
#큰바다가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