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각 다른 친구로부터 '매너리즘' 이란 단어를 들었다.
매너리즘, 같은 생활을 반복하여 신선함을 잃는 상태. 고로 그렇다는 것이다.
현재 내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자리를 잡았다. 일찍 졸업한 친구들은 '대리'를 달기도 하고, 결혼을 한 친구도 있다. 시험을 오래 준비한 친구도 이제 시험을 붙거나, 취업을 준비하거나 정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언가 우리 이십대 후반 나이는 '안정'을 강요당하는 시기인 것이다. 이제 삼십대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에서, 무언가 사회에서 한 부분을 자리 잡아야 할 시기에 도래하기 때문에 이십대 후반 나이는 어떻게 보면 억지로라도 '안정'에 익숙해져야 하는 나이인 것 같다.
하지만, 예전의 어른들이 말하는 시대와 지금은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예전의 어른들은 20대 후반에는 적어도 가장이 되어 아이는 하나 낳고 있었던 시대였고, 되고 싶지 않더라도 가장이 되어야 했다. 반면 요즘은 20대 후반도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리고, 조금 더 내가 내 길을 선택할 권리가 자유로워졌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일단 해볼 수 있는 시대이다. 또한 손 안의 핸드폰을 켜도 다른 사람들의 삶을 구경할 수 있는 연결된 시대인 것이다.
우리의 세대들은 '나'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고찰하는 세대였지만, 반대로 '안정'이라는 무기로 윗 세대와 사회로부터 정착할 것을 강요당한 세대이다. 이런 '나의 자유'와 '안정'이란 요건이 부딪힐 때, 거기 사이에서 '매너리즘'이 발생하는 것 같다.
하지만, '매너리즘'을 느끼지 않는 곳의 삶은 더 치열하고, 더욱 더 고생해야 한다는 것을. '매너리즘'을 운운하며, 현실 속에서는 발걸음을 움직이지 않는 이들이 견딜 수 있는 곳일까? 친구들의 그 단어에 내 스스로도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