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아닌 마음에 집중하기

언제나 하루를 꽉 채워서 사는 짝꿍은 항상 그런 하루가 모여서 성장하는 거라고 말하곤 해요. 그런 짝꿍을 보며 나도 항상 나의 오늘을 돌이켜 보곤 하는데 부끄러울 때가 참 많은... 매번 오늘을 충실히 살자고 다짐하면서도 생각이 너무 많아서 그것들에 치이다 보면 의지를 내세울 틈도 없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있는 걸 발견하곤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와요. 그런데 그런 날 보며 짝꿍은 한 번도 다그치거나 비교를 하거나 가르치려 한 적이 없었어요. 그리고 참 신기하게도 그런 그의 모습이 항상 나를 다시 일으켜 움직이게 만들었어요.

짝꿍은 평소 호기심 많고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 행동에 옮기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새로움보다는 편안함을 좋아하고 겁이 많은 나를 본다면 때로는 심심하고 때로는 답답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짝꿍이 하는 건 다 따라 해 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결국 조금씩 버거워지고 지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스스로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은 각기 저마다의 지켜온 삶의 방식이라는 것이 있고 시작점과 쉬어가는 지점, 그리고 힘의 강도도 모두 다른데 말이에요. 그래서 그때부터 '내 호흡을 잃지 않는 선에서 짝꿍의 좋은 부분들을 배우고 함께 호흡하자.'라고 마음을 바꿔 보았어요. 그랬더니 늘 새로움 앞에 서 있는 짝꿍을 바라보는 내 시선도, 그런 그를 대하는 내 마음도 한결 여유롭고 편안해지더라고요. 그때 문득 생각했죠. '아... 짝꿍이 나랑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아는 것만큼 내가 그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기억하는 게 중요하구나.'

아마도 짝꿍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내게서 자신과는 다른 모습을 발견했을 때 그걸 겉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내가 나만의 방법으로 그 문제에 접근하고 풀어나갈 수 있게 기다려준 게 아닌가 싶어요. '날 참 많이 생각해주는구나.' 싶어서 새삼 얼마나 고마운지요. 그래서 또 한 번 다짐했어요. 내가 나로 살아감에 있어 부끄러운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반짝이는 짝꿍 곁에서 함께 반짝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우리는 분명 사랑하는 방식도 살아가는 방식도 달라요. 그렇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의 빛이 같아서 조금씩 그 빛으로 하여금 닮아가고 있어요. 반짝이는 빛에 서서히 스며들어서 하나로 포개어지는 시간들이 얼마나 근사한지...! 그리고 무엇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나와 같은 마음으로 내 곁을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든든하고 행복한지 몰라요.

아마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렇지만 마음의 빛이 같은 사람은 있어요. 내 마음을 알고 그의 마음을 안다면 그리고 그 마음이 같다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길 거고 그 신뢰가 존중과 배려를 낳을 거예요. 그러다 보면 서서히 서로에게 물들어 닮아가게 될 테고요. 그러니 '다름'에 집중하기보다는 가만히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