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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텔 Apr 25. 2016

언어감각은 타고나는 것일까?

언어감각 = 소리감각 + 어순감각

 







 안녕하세요. 영어브런치 작가 에스텔입니다. 오늘은 제가 풀어나가겠다고 했던 네 가지- 영어공부, 영어강의, 영어교육, 자기계발 중  "영어공부+영어강의" 이야기입니다. 한동안 이 주제로 계속 글을 쓸 예정입니다. 영어 공부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어요.


 영어 공부하시분들이 가끔 말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언어감각!


"전 언어감각이 부족해서 영어가 정말 어려워요."

"전 발음을 고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원체 타고난 언어감각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걔는 1년 만에 영어가 늘었던데 언어감각이 좀 있는 것 같더라고."

"시험영어는 몰라도 진짜 스피킹은 언어감각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우리 아이가 내 언어감각을 닮지 않아서 영어를 꼭 잘했으면 좋겠어요."




 이 세상엔 실로 다양한 영어학습법이 있고, 성공하는 방법도 딱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드"로 영어공부를 합니다. 어떤 사람은 불과 몇 개월 만에 미드 한편을 통문장으로 외운 후 입이 트였다고 하는데, 누구는 도무지 진도를 나갈 기미를 안 보여서 포기한 지 오래입니다. 영화 한편을 들리는 소리대로 따라 하는 기법인 "섀도잉"덕분에 영어를 잘하게 되었다는 성공담을 보고 나도 한번 해보자며 덤벼들었는데, 시작부터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죠. 실전 "프리토킹"에 바로 도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원어민들을 자꾸 만나다 보니 말이 저절로 트였다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도 못하다가 영어울렁증만 늘고 그만두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필리핀 강사와의 "전화영어"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분이 있는가 하면, 필리핀에서 1년을 어학연수했는데도 영어가 전혀 늘지 않아 그 경험을 숨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판이하게 다른 결과의 원인이 뭘까요? 바로 언어감각의 차이입니다. 언어감각이 있는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도 어떤 환경에서도 영어를 잘하게 될 것이며, 심지어 영어를 금방 성공하고 다른 언어들도 쉽게 배웁니다. 하지만 언어감각이 부족하면 미드 첫 번째 문장조차 시작하기 힘들고 도무지 진도가 나가질 않죠.




 

 예전에 오랜만에 만난 아는 동생이 저를 붙잡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자기도 영어 정말 잘하고 싶어서 큰 맘먹고 시중에 나온 공부법대로 시도해봤었다고요. 방학 동안 영화 한 편을 통째로 외워보겠다고 영화도 다운받고 대본도 구했는데 시작하자마자 힘들어서 포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첫 문장부터 들려야 뭘 따라 하든가 말든가 하지. 아 언니, 난 언어감각이 없어서 절대 영어 못할 것 같아."




 그놈의 언어감각은 타고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요. 후천적인 노력으로 키울 수 있답니다. ^^" 영어교육 10년 차에 접어들어, 저의 경험과 수많은 학생들의 사례를 목격한 결과 낸 결론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언어감각이 정확히 뭔가요? 영어 시험처럼 점수로 매길 수도 없고, 내가 언어감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어떻게 판단하며,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내 친구가 언어감각이 더 나은 건지 어떻게 알죠? 먼저 언어감각의 실체부터 먼저 파헤쳐봐야겠네요.





 언어감각은 크게 두 가지 감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리감각어순 감각.




소리감각

 

 우리가 영어뿐 아니라 새로운 것을 학습을 할 때는 두 가지 감각기관을 주로 쓰는데요. 바로 청각시각입니다. 미각, 후각, 촉각을 이용해서 공부하지는 않으니까요.


 청각적 학습능력이 좋은 경우가 바로 소리감각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리감각이 좋다는 것을 쉽게 풀어서 말하면 소리를 듣고 똑같이 따라 하는 능력이 좋다는 것입니다. 요즘 개그맨분들의 영어 성공담을 많이 접할 수가 있는데요. 개그맨 박경림 씨도 영어 성공 책을 냈었고, 슈퍼 파월~로 인기 있는 김영철 씨도 영어 하는 개그맨으로 알려져있죠. 옥동자 정종철 씨의 영어성공 영상이 인터넷에 떠돈 적도 있었습니다. 이 분들의 공통점은 "학창 시절에는 영어를 어려워했다"고 말한 점인데요. 성인이 되어서 영화 문장이나 원어민의 말을 듣고 계속 따라 하다 보니 성공했다고 하더라고요. 개그맨들의 기본기가 뭔가요? 바로 성대모사입니다. 이미 소리를 똑같이 따라 하는 능력이 뛰어난 거죠. 김영철 씨가 예능에 나와서 영어 하는 것을 보면, 그냥 영어문장만 말하는 게 아니라 개그와 접목시켜서 영화 속 미국 여자 아이를 따라 해 보겠다며 말하기도 하고, 해외 유명인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 하기도 합니다.


 제가 초등 어학원에서 가르칠 때 아주 뛰어난 학생이 있었어요. 해외 경험도 영어유치원을 다닌 적도 없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를 시작했는데요. 3개월마다 있는 레벨테스트에서 항상 두 계단씩 점프, 가장 높은 클래스까지 단번에 올라온 친구였어요. 이 친구가 소리감각이 정말 뛰어나다고 느낀 게, 제가 수업 때 가르치려고 한 단어가 아니라 그냥 제가 지나가듯 말한 영어단어의 발음을 나중에 똑같이 말하더라고요. 심지어 스펠링을 알려주지도 안 했는데 말이죠. 보통 감각을 키우지 않으면, 스펠링을 모르고서 그 단어를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치 한국어를 배우듯이 영어 소리만 듣고도 그 단어를 습득한 거죠. 그 친구가 좋아하는 게 반 친구들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거였습니다. 내가 누구누구 흉내 내볼게~ 하고 따라 하면 친구들이 정말 똑같다며 깔깔거렸였죠.


 TV에 영어 영재로 나왔던 아이들이 노래도 아주 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얼마 전 영재 발굴단에 나왔던 한 초등학생이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할 뿐만 아니라 뮤지컬에도 뛰어난 능력이 있는데 레미제라블 뮤지컬의 배우 한 명 한 명을 모두 100% 똑같이 모창 해서 화제가 되었었죠. 더 놀라운 점은 이 아이의 부모님은 영어를 하지 않으며, 해외에 살다온 경험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런 게 바로 소리감각입니다. 우리도 영어 소리가 그저 블라블라로 들리지 않고, 쉽게 따라 말하고 익힐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참 좋겠죠?^^

 



어순 감각

 그렇다면 두 번째 어순 감각은 무엇일까요? 영어는 특히 어순 감각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에게 어순 감각이 좋다고는 하지 않죠. 한국어는 어미, 조사, 접사가 중요한 언어입니다. 단어 뒤에 이것들을 어떻게 붙이느냐가 문장을 결정하죠. 예를 들어,


학교에 가다. (평서문)

학교에 가니? (의문문)

학교에 가라! (명령문)


'가다'의 '가-' 뒤에 '-다' '-니' '-라'를 붙이면서 문장의 종류를 바꿔버릴 수가 있죠. 그래서 자리가 변하지 않아요.  하지만 영어는 단어의 자리와 위치가 중요합니다.


I go to school.

Do you go to school?

Go to school!


동사 go의 위치가 다 달라지죠.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배울 때는 접사나 조사 감각이 필요합니다. 뉴욕에 갔을 때 외국인 직원들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한국 여자~ 예뻐요~. 나 서울~ 알아요~.


이 문장에 조사만 붙여도 갑자기 한국사람이 말하는 것 같아지는데요.


한국 여자는 예뻐요. 나는 서울을 알아요.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배울 때 조사가 어렵나 봐요.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들은 조사를 빼고 말하는 경우를 많이 보거든요. 하지만 우리가 영어를 배울 때는 반대로 어순이 어렵죠. 단순히 한국어와 영어의 어순이 달라서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한국인이 아녔어도, 영어는 그 자체가 자리를 중요시하는 언어예요. 영어는 똑같은 단어들을 자리만 다르게 나열해서 뜻을 변화시킨답니다. 예문을 한번 보실까요?


It  is  here.    (이게 여기 있네.)

Is  it  here?   (이게 여기 있니?)

Here  it  is.    (자, 여깄습니다.)


 한국어였으면 있구나, 있니, 있어 등 접사를 변신시키지 않으면 단순히 자리를 바꾼다고 해서 뜻이 달라지지 않아요.  그런데 영어 문장은 It/ is / here 같은 단어로 구성되어있고 어순만 바뀌었을 뿐인데 의미가 다 달라졌죠. 그래서 영어를 배울 때는 어순 감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런 문장 구조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경우는 시각적 학습능력이 뛰어난 경우입니다. 문장 구조 속의 배열, 패턴을 잘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말하고 듣는 것은 잘 못하지만 문법을 굉장히 잘하는 경우가 있죠. 문법을 잘한다는 것은 문장 구조의 정해져 있는 패턴을 잘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의문문을 말할 때마다 동사를 앞으로 보내는 패턴, 현재 진행을 말할 때마다 be +~ing로 말하고 있는 패턴 등, 그 의미를 말할 때마다 반복되는 배열을 잘 캐치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죠.


 예전에 어떤 유치원생 천재소년의 놀라운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사다준 영어 원서들을 읽다가 저절로 영어를 습득했다고 합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영어 동화책을 넘기는데 주어 다음마다 be동사가 나오는 게 눈에 보이더랍니다. 또 그다음 페이지를 넘기니 과거형 -ed를 붙이는 게 캐치가 되더랍니다. 의문문은 동사를 앞으로 보내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을 스스로 발견했다고 해요. 그래서 그 천재소년은 한국어보다도 영어를 더 빨리 익혀서 아직 한국어가 서툴러 영어로 인터뷰를 했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이 정도 할 수 있었다는 건 타고난 어순 감각이 있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감각이 반드시 타고나야 할 필요는 없어요. 누구나 노력으로 키울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우리도 이런 능력이 가지고 어떤 영어 문장이든 쉽게 파악이 되면 참 좋겠죠?^^






 언어감각이 있으면 무작정 영어 문장과 표현을 외우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쉬운 길로 갈 수 있습니다.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에스잉글리 수업 이름"프리토킹" 혹은 "영어회화"클래스 아 스피클래로 정한 이유는 단순히 아무 말이나 해보거나, 표현을 무작정 외우는 게 아니라 I can speak English.라는 영어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스피킹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능력, 즉 언어감각을 먼저 키워놓고 접근하면 어떤 영어 문장이든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고 그 후 상황별 회화든, 여행영어든, 애니메이션 혹은 영화 속 문장이든 훨씬 더 잘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게 바탕이 되지 않으면 영어도 암기과목이 되어버릴 뿐이에요.


 지금까지 언어감각의 실체에 대해 알았으니 우린 이제 앞으로 소리감각과 어순감각만 키우면 되겠네요. 영어 소리를 똑같이 따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영어가 어떤 순서대로 단어를 배열하는지 또 왜 그런지를 이해하면 되겠네요.


 소리감각을 키우기 위해서 똑같이 따라 발음해보려고  f와 v의 발음 차이, th 발음하는 법만 배워서는 반의 반도 접근하지 못한거에요. 영어식 발성호흡법, 이 발성으로 자음모음 발음들의 포인트를 연습하는 것, 악센트와 슈와현상, 음절등 영어소리의 모든 부분들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내 입으로 직접 연습해줘야합니다. 우리의 귀와 입은 연결되어 있기때문에 성인인 우리는 역으로 입으로 연습해 귀까지 뚫어줄 수가 있습니다. 복잡할 것 같지만 막상 배워보면 원리는 단순해요.^^ 다음 칼럼부터 소리감각에 대해 하나하나 배워보실꺼에요.


 어순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분사구문과 to 부정사를 공부해서는 어림도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배워서 지식이 되어버렸을 뿐 감각이 키워지지 않았던 것이 문제죠. 소리감각 칼럼이 다 끝나면 글을 이어갈꺼에요.


 자, 어떻게 해야 이 두 가지 언어감각을 키워서 영어를 쉽게 배울 수 있을까요? 다음 시간에 계속됩니다. ^^




우리 함께 언어감각 키워서 영어 정복해버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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