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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센 Jul 06. 2020

어느 스타트업 HR 부서의 고민?

작년에 어느 스타트업 인사팀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질문에 답변해 줄 것을 요구받았습니다.


아래 질문에 당신의 의견과 경영진과 직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 혹은 아이디어를 기술해보시오


1. 워라벨

경영진 : 워라벨은 전문가가 되면 자연스럽게 가능하다. 전문가가 되기 전에는 실력을 키우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

직원 : 상관없이 일과 사생활은 적당한 영역을 분리해야 한다. 직원들에게는 저녁이 있는 삶이 있어야 한다.

2. 성과/목표와 복지

경영진 : 성과는 매우 중요하다. 회사가 성장해야 그만큼 직원들에게 재투자를 더 할 수 있다.

직원 : 성과/목표 이야기 좀 그만해라. 성과에 대한 압박은 부담스럽다. 일할 맛이 나는 대우를 받아야 성과를 낼 수 있다.

3. 직원 간 친밀도/신뢰도

우리 팀은 직원들 간 서로 친하지 않은 분들이 협업을 하고 의견을 공유하는데 어려움이 있을까 고민했던 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 간에 친밀도/신뢰도를 높여서 즐겁게 회사를 다니게 할 수 있겠는가? 


위의 질문에 아래 답변 내용을 작성하여 전달했었습니다.


1. 워라벨

프로가 되면 워라벨의 균형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워라벨이 프로가 된다고 자연스럽게 따로 오는 결과물은 절대 아닙니다.


워라벨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이 함께 제공되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야근을 하는 것이 직원의 능력을 의미하지 않으며, 일하는 시간과 생산성이 비례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에게 리프레쉬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에서 직원 각자가 담당하는 업무량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서 업무를 모든 직원들이 함께 공유하는 것도 워라벨을 지키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목표관리 방식인 OKR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성과/목표 복지

넷플릭스 최고인재책임자의 말을 빌리면 열정 있는 직원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고성과자들로 가득 찬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넷플릭스 직원들은 업계 최고의 급여를 받고 있기에 모든 조직에 이 같은 내용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 의미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HR팀은 직원들이 번 아웃되지 않게 관리하며, 업무에서 보람과 성취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앞서 말한 OKR 방식을 참고하여 직원들에게 업무 자율성과 권한을 지금보다 더 많이 부여한다면 자신의 업무에서 보다 많은 보람과 성취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직원 간 친밀도/신뢰도

조직 내에 심리적 안정감을 공유하는 것은 성과향상에 매우 중요한 요인입니다. 


협업뿐만 아니라 안정된 보다 더 도전적인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구성원들 간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친밀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친하다고 해서 협업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친한 관계라면 솔직한 피드백이 어려운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은 경영진을 포함한 모두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페이 ‘캔미팅’, 배달의 민족 ‘우아한 수다타임’, 구글 ‘프라이데이 미팅’ 등의 제도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 부족함이 많은 답변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글자 수 제한이 있었기에 많은 내용을 작성할 수도 없었지만 당시 OKR 제도와 넷플릭스 조직문화에 꽂혀(?) 있던 시기라 질문과는 조금 어긋나는 답변을 작성했었던 것 같습니다...


채용 결과에 대한 안내가 없어 아쉽긴 했지만 이 기업의 HR팀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질문들이었습니다. 이런 과정은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채용과정에 있어 아이디어 수집을 목적으로 지원자에게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것은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는 사항이기에 질문 작성 시 이점을 유의해야겠지만 지원자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평가하는 방식의 질문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거짓 채용광고 등의 금지(제4조)

① 구인자는 채용을 가장하여 아이디어를 수집하거나 사업장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거짓의 채용광고를 내서는 아니 된다.

② 구인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의 내용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구인자는 구직자를 채용한 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구인자는 구직자에게 채용서류 및 이와 관련한 저작권 등의 지식재산권을 자신에게 귀속하도록 강요하여서는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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