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흑사병을 경험한 사람들은 기존의 공동 대지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각자의 대지에 울타리를 치기 시작했고, 개인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인간은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기존 체제를 급격하게 변화하여 상황에 대응하게 된다. 특히 죽음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말소시키기 때문에 더욱더 빠르게 대응하려고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제1차, 2차 세계대전과 같이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수의 대량의 죽음이 발생했을 때도 급격한 태도의 변화를 보였다. 공동체 의식보다는 개인적인 만족도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재화 보다 삶의 균형을 중시하게 된다.
COVID-19 팬데믹 또한 세계에 엄청난 가속화를 발생시켰다. 팬데믹 기간 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항상 시달려왔다. 반면에 생각보다 더 빠르게 적응해 나가기도 했는데, 특히 학교와 직장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수업과 근무가 빠르게 시행되었다. 사람들은 잠깐동안 바뀐 상황에 힘들어했지만 불과 몇 달내에 적응을 마쳤다. 더 이상 오프라인을 통한 수업과 근무가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빠르게 나타난 탈현실화는 물리적으로는 더 확장된 화성과 같은 우주 공간으로의 이주를 원하게 했고, 당장 접속할 수 있는 가상현실 세계로 도피 혹은 이주를 서두르게 하였다. 가상공간 구현에 대한 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급격하게 도입되어 생기는 부작용도 있으나, 기술적인 부분은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KAIST의 김대식 교수는 현재 보유한 기술에 비해 약 10년 정도 앞서서 메타버스가 도입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수천조 규모의 메타버스 관련 시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2년 영국의 역사학자 프랭크 트렌트만(Frank Trentmann)은 호모콘숨멘스(Homo Consummence)가 호모파버(homo faber)를 대체했다고 말했다. 만드는 인간 중심에서 소비하는 인간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현대인에게 소비란 자아를 형성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평가받는 수단이다. 팬데믹은 소비문화에도 탈현실화를 초가속화시켰다. 가상현실 속 디지털 제품을 소비하는 문화가 등장한 것이다. 기존의 가상현실에서는 주로 게임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도와주는 디지털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현재는 게임과 달리 자유롭게 가상현실 내부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월드 형태의 가상현실이 등장함으로써 자신을 대변하는 아바타를 통해 현실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콘텐츠와 제품을 소비하고 있다.
우리는 현실과 가상현실을 동시에 경험하게 되었다. 이것이 분리된 두 현실이 될 것인지, 하나의 현실로 합쳐질 것인지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상현실 시장은 더 성장하고 있고, 인간은 그것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소비문화가 빠르게 가상현실로 옮겨 가고 있는 만큼 가상현실 속 소비문화에 대해서 연구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연구를 통해 기업은 미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 시대의 디지털은 복잡한 엔지니어링이나 기술이 아니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디자인 철학과 더 관련이 깊다. 단편적인 제품 개발에서 벗어나 협업과 통합을 통해 지속적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디지털 혁신의 정수다. 우리는 이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만큼 새로운 변화의 중심인 메타버스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한다면, 기업은 흐려지고 있는 산업 간 경계의 차이를 스스로 극복하고, 시장에서는 잠재 고객을 예측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소비문화가 등장한 것은 아주 최근이다. 인간은 오랜 시간 동안 공동체 사회를 이루며 살아왔고, 그 안에서 소유는 모두의 것이었고, 소비는 필요에 의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봉건제 사회에서는 특정 계층만 소유와 소비를 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대중은 공급을 받는 입장이었다. 봉건 사회는 제국주의를 거쳐 특정 계층이 더 많이 소유, 소비를 하게 되었다. 자본주의와 함께 등장한 유산계급은 더 많이 소유하고, 소비를 하는 계층을 중심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때까지도 대중이 소유와 소비를 마음껏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이 가져온 저렴하면서도 엄청난 양의 물건은 대중에게도 상류 문화를 일부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저렴해진 가격은 대중의 소비 또한 촉진시켰다. 기업은 소비를 더욱더 촉진하기 위해 활발하게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현대인은 자신이 무엇을 소비하는지에 따라 자아를 형성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평가받는다. 집단의 차이도 소비에 의해 결정된다. 수많은 상품들 중 어느 것을 소비하는지에 따라 특정 집단의 정체성을 결정하기도 한다. 신세대, X세대, MZ세대와 같은 개념도 소비에 따라 구분되는 집단을 지칭하는 것이다. 소비하는 인간은 누구보다 빠르게 진화하며 기업의 행태와 경제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 2006)에서 경제주체별로 진화 정도의 속도는 개인이 120마일로 가장 빠르고, 그 뒤로 기업 100마일, NGO 90마일, 가족이 60마일로 뒤쫓는 양상이라고 했다. 개인의 소비 패턴이 기업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기업은 개인의 소비 패턴에 맞춰 생산해야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지나친 소비는 욕망과 쾌락만을 위한 천박한 물질주의의 산물로만 여겨지기도 하지만, 소비는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특성, 철학, 경제 상황 등이 어떻게 사람과 생활에 영향을 주고받는지 알 수 있는 역사이자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패턴이기도 하다. 같은 제품과 서비스라도 시장의 특성에 따라 소비하는 계층과 방법이 상이하다.
현대인은 소비를 통해 즐거움을 얻고자 한다. 여가를 촉진하기도 하며,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는 하나의 문화다. 개인의 독특한 개성을 표출하기도 하고,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소비를 하기도 한다. 이때 대중매체는 현대인들에게 어떤 소비를 해야 하는지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콘텐츠 안에 들어있는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에게 일련의 감각을 전달한다. 특히 뉴미디어 시대에 들어서 영상, SNS 등 더 화려하고, 즉각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매체가 등장했는데, 기존의 활자 매체가 가지고 있는 연속적인 순서에 따른 메시지 전달을 넘어서서 동시에 수많은 감각을 수용하고,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결과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상 체계를 통한 소통보다 일련의 미지와 암시가 더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 되었다.
COVID-19 팬데믹의 발생은 현대인의 소비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나타났고, 부의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저소득층은 소유를 위한 소비가 줄고, 생필품과 같은 필수소비재의 지출 비중이 증가했다. 중산층 이상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및 인증제품 소비가 확대됐다. 또한 온라인을 주로 이용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전자상거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공간 경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으며, 몇몇 분석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피지털 리테일(Phygital Retail)’이라고 부르며 둘 사이의 경계가 흐려졌다고 평가했다.
전체적인 소비의 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단지 다른 곳으로 소비의 패턴이 이동할 뿐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고자 외적으로 꾸미는 것은 가상현실 속 아바타로 옮겨 갔고,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구입하던 제품은 자신에게 더욱 유용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가심비 제품으로 옮겨 갔을 뿐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스토리를 통한 순서를 지켜야 하는 제약이 있는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게 자유롭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즐길 수 있고, 아바타를 활용해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을 수반하는 환경이라는 점이 다르다. 개인은 메타버스 내에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고, 홍보하고, 즐길 수 있다. 메타버스 내에서만 존재하거나 현실 세계와 동일한 물건을 소유할 수 있고, NFT라고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복제가 불가능한 특별한 한정판을 소유할 수도 있다.
우리가 사회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같은 공간에 위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물론 전화나 채팅과 같은 방법들을 이용해 공간적, 시간적 제약을 극복하고자 노력해 왔지만, 메타버스는 한발 더 나아가 아바타를 통해 현실감을 넘어서서 초현실적인 감각을 발생시킨다.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제약을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문화비평가인 마샬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은 모든 인공물(Artifacts)은 미디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인공물은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키는 도구라고 개념화했다. 바퀴는 발, 라디오는 귀, 옷은 피부의 확장이며, 인류는 지난 3천 년 동안 기계시대를 통해 인간의 신체를 공간적으로 확장해 왔듯이, 전기시대에는 공간과 시간을 제거하면서 인간의 중추신경조직을 전지구적 규모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메타버스는 물리적 제약인 인간의 신체조차도 극복하고자 가상현실에 구현하고, 모든 감각을 또 하나의 세계로 확장시키고 있다. 무엇이 현실인지, 가상현실인지 논쟁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빠르게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2006년 메타버스의 유형에 대해서 구현되는 공간이 현실인지, 가상인지, 그리고 구현되는 정보가 외부 환경정보인지, 개인 또는 개체에 대한 정보인지에 따라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 세계, 가상세계 네 가지로 분류했다(Fig 1).
증강현실은 IT 기기를 이용하여 현실 세계에 가상의 2D 또는 3D 데이터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이다. 위치기반 기술과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스마트폰, 차량용 HUD에 활용되고 있고, 대표적인 사례로 포켓몬 GO 게임이 있다.(Fig 2)
라이프로깅은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과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술이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온라인에 자료를 올릴 수 있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이 있다. 본래 실제 자신을 대변하는 소셜미디어였으나, 점차 아바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지면서 디지털 공간 속 ‘나’가 중심이 되고, 실제의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Fig 3)
거울 세계는 현실 세계를 그대로 디지털 세계로 복사하거나 투영한 메타버스를 말한다. 정보적으로 현실 세계보다 더 확장되어 있다. 배달의 민족, 구글 어스가 대표 사례이다. 점점 더 모의실험과 자동화를 위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현실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Fig 4)
가상세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세계로, 사용자는 아바타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게임이 대표 사례로 포트나이트, 리니지, 로블록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Fig 5)
네 가지 유형은 발표 이후 더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다. 특히 COVID-19 팬데믹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으며, 해당 정의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단계이다.
메타버스 서비스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발전하는 추세이다.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에 대해서 살펴보자.
뚜렷한 목표 없이 시작해야 해서 사용자의 초반 적응이 어렵고, 당시 높은 그래픽 사양 때문에 사용자의 주 디지털 기기가 PC기반에서 모바일, 태블릿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대응하지 못해서 일정 이상의 사용자를 늘리지 못하고 2010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해외 지사를 폐쇄하고, 북클럽, 소셜 커뮤니티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제작사인 네이버제트는 일상생활을 제페토로 옮겨가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익상과 가상의 경계를 없애고 싶어 한다. 제페토에서 공연하고 수익으로 월드 내 식음료 매장에서 결제하면 해당 음식이 오프라인으로 배달되는 식이다. 이런 점에서 NFT 및 암호화폐 사업과의 연동도 기대된다. 이미 라인은 일본에서 제페토 NFT를 발행했다. 네이버제트도 더샌드박스와 NFT 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 했으며, 블록체인 기업 ‘슈퍼블록’, ‘하데레크’ 등에 잇따라 투자했다.
각 국가별로 가장 많이 방문한 체험을 분석한 결과, 많은 유사점이 발견되었다. 특히 Z세대의 상호 연결이 무척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플랫폼의 소셜 기능 덕분에 글로벌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특정 국가에 따라 방문한 체험이 상이하게 나타난 점도 있었다.
레고 형태의 아바타는 10대에게 매우 친근한 모습이다. 주 고객층이 10대 초반이라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20대 이상으로 성장한 고객들은 더 사실적인 플랫폼으로 옮겨갈 여지가 있다. 제작사는 인간과 흡사한 비율의 아바타를 출시했으나 이용자들로부터 기존 아바타가 가지고 있는 귀여운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K-POP 콘텐츠를 주로 제공하고, COVID-19로 사라진 대학생활의 낭만을 되살릴 수 있는 이벤트를 제공한다. 개발사가 주도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이 메타버스를 테스트 용도로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학교, 공공기관, 지자체, 유통·제조업, 금융권, 엔터테인먼트, 전시·공연 등 다양한 업계와 제휴를 유치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이 마케팅 채널로 주로 사용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행태는 메타버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소셜 네트워크의 확장판 정도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개개인 간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는 콘텐츠 제작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런칭하고 있어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는 기업이 시장에 빠른 출시와 더불어 시장 반응을 통해 계속해서 서비스를 수정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lean production(린 생산방식)의 경영기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상현실 내 부동산을 거래하는 메타버스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성, UPS, 소더비도 디센트럴랜드에 땅을 사고 고객센터를 지었다. 토지는 대체 불가능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으며, 양도가 가능하다. MANA(마나)라고 하는 ERC20 토큰을 사용하여 다양한 거래를 할 수 있다. 디센트럴랜드는 암호화폐의 글로벌하고 즉각적이며 저비용의 지불방법을 지원하기 위해 탄생했다. 제작자와 사용자 간에 암호화폐를 통해 저비용으로 직접 지불하는 방식을 통해 인터넷 상거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MAU는 타 메타버스 플랫폼에 비해 적지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6 조가량으로 메타버스 관련 코인 중 1위다. 암호화폐의 활용의 기회가 더 열린다면 디센트럴랜드는 타 플랫폼에 비해 유리한 환경에 금세 위치할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가 부동산 구입 외에 별도의 행동을 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메타버스의 정의에 맞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그러나 토지를 구입한 사람이 그곳에서 어떤 활동을 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활용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COVID-19 최대 수혜 업체인 Zoom의 원격회의에서 탈피하고자 등장했다. Zoom은 매번 호출을 해야 하고, 얼굴을 봐야 하는 부담감을 줄이고자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OK금융그룹, 롯데건설, KB국민은행, 넷마블, GS리테일, LG그룹, DB손해보험 등 여러 국내 기업이 온라인 채용설명회, 신입사원 연수 등의 행사를 게더타운의 가상공간을 통해 주최했다. 또한 직방, 잡플래닛을 비롯하여 많은 스타트업들이 게더타운을 통해 원격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울산시청 등 국가 기관에서도 교육 행사를 게더타운으로 개최하기도 했으며, 대학교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되는데 대학 주최의 채용설명회, 강의, 모임 등이 게더타운으로 진행되고 있다.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필수적으로 포함하고 있는데, 호라이즌은 실제 회의, 교육과 같은 가상현실에서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것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현재 호라이즌 월드를 서비스하고 있고, 본격적인 업무 서비스인 호라이즌 워크룸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일상생활을 그대로 메타버스로 옮기기를 원하는 태도다. 현재 잦은 버그와 오큘러스의 필수적인 사용 이슈로 사용자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호라이즌은 뚜렷한 컨셉에 대한 제시가 없어 사용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다.
아직 출시 전이지만 데모 영상만으로 펄어비스의 주가가 상한가로 칠 정도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게임 개발사에서 제작하는 만큼 캐릭터의 그래픽이나 디자인의 퀄리티가 높아서 관련 캐릭터 상품이나 방송 등 활용도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인공이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이라는 독특한 세계관 또한 재미있는 요소로 게임을 통해 가상현실이 익숙한 사용자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게임적인 요소가 너무 강하면 메타버스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 커뮤니티, 창작적인 장점들이 잘 드러나지 못하는 단점도 발생할 수 있다.
원격 근무를 도와주는 메타버스로 일상 대화부터 회의까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단순 영상통화가 아닌 현실과 똑같은 방식으로 전개할 수 있다. 직접 아바타를 이동시켜 상대에게 접근해서 대화를 시작하고, 이동 중 들려오는 대화에도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일정 구독하는 기업에 맞는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한다. 기업의 특성에 따라 공간의 구분, 층을 통한 구분, 업무 특성에 따른 구분 등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근무하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업무적으로는 더 다양한 처리가 가능하다. 현실과 동일한 동선을 제공하는 것이다. 컨트롤이 쉬워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워하는 연령층도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게임으로 시작했지만, 사용자들은 게임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포트나이트에 접속해서 머물며 연대하고 소통한다. 게임에 지친 사용자들을 위해 출시한 포크리 모드는 점차 사용자들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냈고,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가수 트래비스 스캇, 아리아나 그란데는 포트나이트 내에서 가상 콘서트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나루토 애니메이션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있는데, 이런 점들이 포트나이트를 단순 온라인 게임이 아닌 메타버스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메타버스 시장은 그 정의와 범위가 명확하지는 않다. 각 플랫폼은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게임, 엔터테인먼트 같은 콘텐츠를 활용하여 사용자를 늘려 나가는 방식을 택하거나 다양한 콘텐츠를 제시하면서 점차 사용자의 니즈에 맞춰 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수업, 근무와 같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서비스하고 있는 플랫폼도 있다. 각자 다른 형태를 취하지만 공통적으로 10대 에서 20대 까지를 주 타겟으로 설정하고 있다. 메타버스 환경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면서 미래의 소비 계층을 사로잡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 또한 현실 세계와 같은 다양한 제약 없이 끊임없이 창작 욕구를 펼칠 수 있는 점에 매료되어 메타버스에 열광하고 있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도 메타버스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내에 기업 전용관이나 브랜드 홍보관을 설치하고,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10대에게 기업이 진행하는 체험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구매력 자체도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계속해서 투자를 하는 이유는 그곳에 잠재 고객이 많이 존재하고 있고, 장래 고객들에게 브랜드 친밀감을 높이는 한편 메타버스 플랫폼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차원도 있다. 어떻게 실제 현실과 가상현실이 융합된 공간에서 소비자의 친밀도를 높일 것인지 타진하는 과정이다. 기업은 로드맵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예정인 것이다.
수익구조 부분은 메타버스가 플랫폼 서비스를 기본적으로 제공하므로, 기업은 사용자의 멤버십을 최대한 확보해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한 광고, 이벤트, 콘텐츠와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익을 낸다. 물론 각 메타버스 서비스가 제공하는 방식에 따라 개인과 개인의 거래 간에 수익을 유도하거나 구독을 통해 특정 서비스 또는 프리미엄을 제공하여 수익을 내기도 한다. NFT를 활용한 가상의 부동산을 거래하기도 하고, 모든 거래를 NFT로 하기도 한다.
폭발적인 성장 이후, 팬데믹이 종식을 달려감에 따라 사용자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미 메타버스라고 하는 환경을 경험한 인류는 기술의 발전이 곧 사용자를 충족시킬 정도가 되면, 아주 빠르게 메타버스로 이주가 이루어질 것이다.
메타버스에서 사용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는데, 현실 세계와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경험 자체는 전혀 다르게 인식된다. 예를 들어,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경우, 기존에는 음향 기기나 스마트폰, PC 등을 통한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로 구동시킨 음악을 스피커나 이어폰 등으로 듣게 된다.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가 플랫폼에 접속해 음악을 들을 가상현실 속 장소를 직접 선택하고, 같이 들을 사람이나 커뮤니티 활동을 병행하며 음악을 듣게 된다. 콘서트에 참여해서 음악을 듣는 경우에도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시점에서 즐길 수 있고, 초현실적인 시청각적 경험도 제공받을 수 있다. 음악을 소비하는 과정에서도 기존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받는 것이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공급자 입장에서는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더 많아진 것이기도 하다. 더욱더 복잡하고, 감각적인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만큼 경험의 설계도 더 견고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차세대 산업으로서 메타버스는 다양한 산업계가 제품을 마케팅하는 플랫폼으로 이용하거나 가상현실 세계에서 실제 제품, 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등의 새로운 거래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 타겟은 MZ세대로 기존 고객층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주로 이용하는 MZ세대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 브랜드 이미지나 상품 홍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터치 스크린의 활용에 익숙한 10대, 원격수업에 익숙한 20대, 원격 근무에 익숙한 30대에 따라 각자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MZ세대는 왜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것일까? 물리적으로 소유할 수 없는 것들에 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일까? MZ세대는 사회적으로 경제적 혜택을 보지 못한 세대이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고도 성장기로 자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기존 자산 가치가 너무 올라가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평생직장, 직업이라는 개념 대신 일하는 과정 속에서 그때그때 맡은 역할로 자신을 증명해야만 한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역할 자체도 계속 바뀌게 된다. 이런 현실에서 MZ세대는 메타버스를 단순히 놀이 공간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적성이나 취미에 맞는 창작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창작자도 될 수 있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COVID-19 팬데믹은 교육계에 일시적인 마비를 가져왔다. 의무 교육기관은 전면 휴교에 들어갔고, 학생들은 혼란스러워했다. 현 교육체계의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온라인 환경이 잘 갖추어진 국가는 학업에 필요한 도구 및 접근성의 이점을 잘 활용해서 원격수업을 빠르게 보급화 했지만, 원격수업에 필요한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는 국가의 학생들은 누구나 환영받을 수 있는 교육이라는 기본권을 박탈당하게 된 것이다.
메타버스를 통한 원격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준에 따라서도 격차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커리큘럼의 수업 환경에서 한 학생은 PC에 설치된 워드 프로세서를 이용해서 과제를 수행하고 선생님에게 제출한다. 반면에 한 학생은 클라우드 기반의 워드 프로세서를 이용해서 수행한 과제를 실시간으로 주변인에게 도움을 받아서 발전시켜 나가며, 이해를 돕기 위해 태블릿 PC를 이용해서 그림과 도표를 그려 함께 제출한다. 두 학생은 동일한 시간을 투자했지만 후자의 학생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과 이해 및 활용 정도에 따라서 교육의 결과도 달라지는 것이다.
원격수업의 보편화는 가정 내 디지털 기기의 추가적인 소비도 일어났다. 언제 어디에서나 화상 수업이 참여와 학업에 활용이 가능한 노트북 컴퓨터의 판매가 증가했다. 가정에서는 자녀의 수만큼 노트북 컴퓨터가 필요하게 되었고, 기존에 비해 구입하는 연령도 낮아졌다. 인쇄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서 가정용 프린터 또한 수요가 많아졌고, 더 간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디지털 필기도 가능한 태블릿 PC의 구입도 더 많아졌다. 특히 태블릿 PC를 판매하는 업체들도 이를 인지하고, 전문가부터 대학생, 초중고 학생이 사용하기 좋은 라인업을 구성해서 판매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개개인이 보유하는 디지털 기기는 많아졌고, 이를 보조하는 키보드, 마우스, 충전기와 같은 디지털 액세서리나 케이스, 거치대 같은 보조 액세서리들의 구입도 증가했다. 또한 자택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여유 시간도 늘어나 과자와 같은 간식류의 소비를 증가시키기도 했다.
2022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청소년 통계를 보면 13세에서 18세 청소년 10명 중 9명이 원격수업을 받았고, 이 가운데 60.7%는 원격수업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약 40%는 원격수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이 완벽하게 종식되기 전이지만 학생들은 이미 등교를 시작했다. 하지만 원격수업을 통해 활용하던 많은 디지털 기기와 툴은 그대로 학업에 활용되고 있다. 앱을 통한 출결 관리와 가정통신문 등의 소통, 기타 사교육에서의 활용은 더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에게는 재택근무가 도입되었다. 특히 IT 기반의 기업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대되었는데, IT 기업은 대부분의 업무가 디지털로 진행되고, 보고 체계의 간소화, 수평적 문화의 회의 환경 등 원격근무에 적합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팬데믹이라고 하는 특수한 상황에 의해 원격근무로 전환을 빠르게 진행하였다. 재택근무는 업무 중 소통의 어려움, 근태관리와 보안의 취약점 등 단점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근무자가 유연하게 일정을 관리하고, 출퇴근 스트레스의 감소를 통해 업무에 집중력이 높아지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혼자만의 시간을 더 즐기거나 가족과의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빠르게 재택근무에 적응하는 큰 부분이 되기도 했다. 기업은 데스크탑 컴퓨터 대신 노트북 컴퓨터를 지급하기 시작했고, 원격근무에 필요한 다양한 클라우드 기반의 워크스페이스 툴을 구입했다. 재택근무에 필요한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와 같은 디지털 기기의 소비가 증가했고, 배달 또는 밀키트와 같은 간편하지만 즉석식품은 아닌 식사를 원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온라인을 통한 소비 또한 계속해서 증가했다. 특히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40대가 기존에 비해 온라인 소비가 매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유 시간이 없어서 자신을 가꾸는 일을 포기했던 40대가 온라인 PT를 통한 건강 관리, 인터넷 강의를 통한 자기계발에도 지출을 시작한 것이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두려워진 사람들은 집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모든 의식주를 한 곳에서 해결해야 했다. 의복은 집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저렴하지만 품질이 보증된 옷의 구입이 늘었고, 식생활은 배달음식로 해결하거나 온라인 쇼핑을 통해 식재료를 구입하였다. 대도시에서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주문량에 대비하고자 창고의 적재량을 늘렸고, 하루 이내에 배송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집 생활이 늘어나면서 집을 예쁘게 꾸미는 문화가 유행하였다. 작고 예쁜 소품에서부터 집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인테리어까지 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오늘의 집’ 같은 서비스도 탄생되었다. 메타버스를 활용해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비를 하는 것은 아직은 찾아보기 힘들다. 메타버스에서 구입한 제품이 오프라인으로 도착하거나 현실세계와 동일한 제품이 메타버스에서 판매되는 경우가 실험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메타버스가 곧 일상생활과 동일시되면 더 많은 소비가 일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많은 테스트베드를 진행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마케팅은 기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영역이다. 다양한 형태로 광고를 진행하고, 고객들은 가상현실에서 광고를 시청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한다. 온라인 패션쇼를 열어서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기도 하고, 그 방식 또한 현실세계보다 더 자극적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고객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직접 입어보지 않아도, 메타버스 내 집에 미리 배치를 해보는 방식 등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고 실제 구매까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현실세계의 광고의 재현, 게임 속 아이템의 활용, 플레이 중간 일시적인 노출 등 다양한 형태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상인간을 이용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실제로 효과 또한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객의 소비 패턴 데이터의 수집 또한 이전보다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목표 고객에 대한 분석이 더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는 기업은 고객의 소비 추세와 호응하거나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 또한 메타버스에서 맞춤형 정보를 제공받아 구매 편의성을 높여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다. 메타버스 사용자들은 제공되는 체험 콘텐츠를 단순히 간접체험 정도로 인지하지 않는다. 더 재미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을 미리 하고, 구매까지 가는 과정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콘서트를 개최하였고,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집 안에서 가볍게 또는 자신에게 맞는 최상의 음향, 영상 장비를 구축하여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사용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팬들은 기존과 또 다른 형태로 스타와 만나는 것에 열광했다. 현실세계에서 콘서트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콘서트를 즐기는 또 다른 장르가 탄생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콘서트 외에 다른 공연들도 곧 메타버스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공연을 좋아하는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나타난 것이다.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선거 캠페인 시대를 거쳐 SNS를 활용한 선거 캠페인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미국 대통령 조바이든은 2020년 대선 당시 닌텐도 게임 ‘동물의 숲’에 선거캠프를 열고 적극 활용하였다. 국내에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언론사들은 선거를 주제로 한 공간을 선보였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의 설치 및 역대 여론조사 자료, 투표 과정 안내 등을 선보였다. 대선 후보들 자체는 메타버스 내 활동이 제한적이지만 범위 내에서 자신들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형태로 선거 유세를 펼쳤다. 선거와 투표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고, 투표 참여율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예상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는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사용자는 실제현실의 자신을 투영하는 가상현실의 또 다른 나로 아바타를 인지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제공하는 서비스의 컨셉에 따라 사실적인 사람의 형태 또는 캐릭터의 형태를 선택하도록 한다. 플랫폼에 따라 아바타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몰입감을 위해 아바타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아바타는 자신의 분신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아바타라(Avataara)’에서 유래되었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는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서 디자인할 수 있다. 외적인 꾸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다양한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아바타를 컨트롤하는 자신뿐만 아니라 소통하는 상대도 아바타에 감정을 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와 같이 매체에서 관객의 몰입을 위해 과장된 연출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연출할 수도 있다. 사용자는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기꺼이 아바타를 활용할 수 있는 수많은 아이템과 효과에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위한 팬덤의 일종으로 스타가 디자인하거나 착용한 아이템 또한 구입한다. 현실세계에서 쌓은 브랜드 가치는 메타버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바타에 명품 아이템을 착용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메타버스에서 광고하는 제품을 현실세계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점차 두 세계 간의 경계는 흐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바타라고 하는 현실세계와 가상현실을 이어주는 존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미 인간은 애완동물을 자녀 혹은 동생이라고 여기고 있다. 어린 시절 인형은 제일 친한 친구였고, 게임 캐릭터는 또 하나의 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심리적 인지 조건이 메타버스라고 하는 조금 더 현실적인 곳으로 확장된 것뿐이다. 결단코 갑자기 등장한 개념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아바타를 통한 제2의 삶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관련된 소비 또한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COVID-19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메타버스의 성장을 더 크게 가속화시켰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실제현실, 가상현실, 혼합현실을 넘나드는 것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초기 디지털 현실에서 경험은 신체의 경험과 일치하지 않았다. 단순히 목적을 이루기 위해 디지털 현실을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다르다. 아바타라고 하는 또 다른 자아를 여러 개 가지는 것이 가능해졌고, 메타버스에서의 경험을 아바타를 통해 신체적인 경험과 일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반영하듯 소비문화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클릭 몇 번으로 주문할 수 있는 일을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를 활용해서 가상 매장으로 이동하고, 제품 또는 서비스를 선택해 직접 주문하는 것이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더 간편하고, 빠르게 주문하도록 노력해 왔다. 하지만 메타버스에서 소비자는 현실세계와 비슷하게 구현된 공간에서 현실세계처럼 구입하기를 원한다. 물론 간편하게 구입하기 원하는 아이템도 있을 것이다. 두 지점과 경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 기업의 입장에서 중요한 과제이다. 사람들의 세계관은 이미 메타버스를 경험하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뒤바뀌었다. 점점 더 메타버스로 이주가 시작될 것이고, 새로운 놀이와 문화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내에서만 통용되는 가치를 생산할 것이다. NFT를 활용한 가치는 이미 통용되기 시작했다. 아직 NFT의 가치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고,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자나 미술 시장에서 투기의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곧 NFT는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 기반의 플랫폼과 인터페이스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워하는 노년층과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어 조작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도 더 쉽게 디지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배려가 계층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도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 내에서는 신체적 노화나 장애 등 불리한 부분이 상쇄되기 때문에 메타버스에서 사회활동을 하는 인구가 현실세계보다 많아질지도 모른다.
소비자 심리 전문가 피터 노엘 머레이는 “생활환경이나 라이프스타일에 심각한 변화가 생기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나 브랜드에 대한 인식 또한 크게 변하게 된다”라고 했다. COVID-19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변화된 가치관과 소비문화를 지속하려고 행동하고, 기대할 것이다.
인간은 인지편향(Cognitive bias)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번 입력된 현상은 항상 우리의 판단 기준에 영향을 줄 것이다. 메타버스라고 하는 새로운 세계가 옳고, 그른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더 이상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이미 뇌리에 박힌 메타버스라고 하는 개념은 생활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고, 사용자는 메타버스에서 생활하기 위해 수많은 소비를 요구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