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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헌 Sep 11. 2018

뉴욕 베를린 서울의 혁신 미디어 스타트업 9

<미디어의 미디어 9> 출간 이야기 ①

첫 책을 냈다! <미디어의 미디어 9>(부제: 뉴욕, 베를린, 서울의 혁신 미디어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인터뷰 모음집이다. 국내외 미디어 스타트업의 CEO와 편집장을 만났다. 인터뷰이에는 스팀잇, 쿼츠, 악시오스, 모노클, 업데이, 퍼블리, 북저널리즘, GE리포트, 카카오 루빅스가 이름을 올렸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꼭지는 GE리포트와 북저널리즘. 쓰는 데 5개월 가량 걸렸고, 편집 과정에서 2개 꼭지와 에필로그는 빠졌다.(브런치에 차후 공개 예정)


미디어 산업은 전망이라는 용어가 무색할 정도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연구자, 업계 종사자의 견해도 저마다 다르다. 미디어의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쩌면 다소 무모한 실험과 도전에 나선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인지도 모른다. 본문의 내용의 일부 발췌해 소개한다.


이방카 트럼프를 인터뷰하는 마이크 앨런 악시오스 공동 창업자 겸 수석 에디터. 이방카는 "언론을 국민의 적이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
모노클24 라디오 스테이션
북저널리즘은 올해 8월 197년 역사의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국내 미디어와 가디언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재와 집필 과정에서 혁신 미디어의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애자일(agile, 민첩한) 전략을 지킨다. 애자일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통용되는 개념으로,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프로토타입(prototype, 개발 버전)을 만들어 내고, 테스트와 개선을 병행하는 전략이다. 미디어 분야의 혁신 기업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실행하고(do), 빨리 실패하고(fast fail), 무엇을 개선할지 배우고(learn), 다시 시도하는(redo)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었다. (…)."


"내가 만나고 취재한 미디어들은 모두 스타트업을 지향하고 있었다. 161년 전통의 애틀랜틱미디어컴퍼니가 2012년에 설립한 쿼츠는 현재 직원 수가 200명이 넘지만 아직도 스타트업임을 강조한다. 케빈 딜레이니 편집장의 말은 참고할 만하다.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스타트업인 쿼츠는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하는 것을 파악하고,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1년부터 24시간 디지털 라디오 방송국 모노클 24를 운영하고 있다.


라디오를 시작한 이용 중에 하나는 우리가 살짝 미쳤다는 것이다. (웃음) 사실 라디오는 모노클에게 거대한 도약이었다. 우리는 라디오 방송에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스폰서를 유치하고 콘텐츠의 질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라디오의 장점이다. 인상적인 부분은 라디오가 매거진의 변화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독자들과 청취자들이 비로소 우리의 에디터들을 '아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모노클;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 중)


"스팀잇이 개발 중인 SMT는 고래의 어뷰징과 권력 독점 문제를 해결하고, 스팀잇의 생태계를 외부로 확장하기 위한 시도다. SMT는 누구나 스팀과 비슷한 토큰을 스팀 블록체인에서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 스콧 CEO는 2017년 9월 직접 SMT의 개념을 설명하고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SMT는 스팀잇 측의 주장대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소수의 권력 독점 문제를 말끔히 해결할까. SMT가 그저 스팀의 발행 총량을 늘리기 위한 꼼수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스팀잇; 글 써서 돈 버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중)


"퍼블리는 지금까지 국내에 없던 기업이다. 언론사도, 출판사도 아닌 이 스타트업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예약 구매에서 정기 구독으로 핵심 서비스를 바꿔 가며, 척박한 유료 콘텐츠 시장에서 쑥쑥 크고 있다. 퍼블리의 박소령 대표는 2018년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서비스 아이덴티티가 '커머스(commerce, 판매)'에서 '콘텐츠'로, '소유'에서 '구독'으로 바뀌었음을 알렸다." (퍼블리; 크라우드 펀딩에서 멤버십까지 중)


"-흔히 스타트업의 우선 조건으로 고유 기술을 꼽는다. 스리체어스만의 기술과 노하우가 있다면.


스타트업의 우선 조건이 고유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스타트업을 이용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반복과 확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곳이라고 정의한다. 대개 반복과 확장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곳이라고 정의한다. 대개 반복과 확장은 IT 기술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에, 기술과 스타트업이라 부를 만한 곳이 많지 않다.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짧은 영상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다. 콘텐츠를 유통하는 채널이 새로워졌을 뿐, 생산자의 노동력에만 의존하는 것은 수년 전 제작 현장과 다를 바 없다. 저널리즘 분야도 상황은 비슷하다. 뉴스 스타트업을 표방하는 곳이 많지만, 데이터, 기술 기반의 뉴스 큐레이션 회사를 제외하고, 뉴스를 자체 생산하는 곳 중 스타트업이라 할 만한 곳이 드물다. 레거시 미디어보다 뉴스 생산자(기자)의 수는 훨씬 적은데 제작 방식은 같다. 기자의 개인 역량 노동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더 좋은 기사를 더 많이 발행하려면 더 많은 기자를 채용하는 수밖에 없다. 레거시 미디어가 다루지 않는 독특한 주제에 천착한다고 해서 뉴스 스타트업이 될 수는 없다." (북저널리즘; 책처럼 깊이 있게, 뉴스처럼 빠르게 중)


"악시오스가 내세우는 간결하고 똑똑한 기사의 콘셉트는 사실 새로운 게 아니다. 다만 이 매체는 고유의 문법으로 미디어 시장에서 두터운 팬층을 만들고 있다. 악시오스 관계자에게 차별화되는 간결한 뉴스의 특징을 묻자, 몇 가지 수치를 제시했다. 타 매체의 기사를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3.1분인 것에 비해 악시오스 기사 한 꼭지를 읽을 때 걸리는 시간은 27초라는 것. 비슷한 내용의 뉴스를 소비하는 데 2.7분을 아낄 수 있다는 게 악시오스 측의 주장이다." (악시오스; 간결하게, 스마트하게 중)


"이 뉴스 앱은 출시 10주 만에 사용자 150만 명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2018년 2월 월간 사용자 수 2500만 명을 돌파했다. 출시 2년 만에 16배 성장한 것이다. 일간 페이지뷰는 10억 뷰에 달해, 구글 뉴스 앱의 수치를 훌쩍 넘어섰다. 자체 콘텐츠 생산 없이 출시 2년 만에 이룬 성과다. 업데이의 누적 방문자 수는 2018년 4월 기준 5억 7700만 명을 돌파해 독일 온라인 뉴스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독일 일간지 빌트(Bild, 3억 8300만 명), 3위는 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 2억 3400만 명)이다. 독일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빌트도 악셀슈프링어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 (업데이; 하나의 앱, 유럽의 모든 뉴스 중)


"미디어 빅뱅의 시대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아마존이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맞붙었다. AT&T는 타임워너를 인수했고, 월트디즈니는 21세기폭스를 품었다.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은 음원 시장을 재편했다. 인스타그램은 10~20대의 패션 잡지가 됐고, 인플루언서가 미디어 커머스를 이끈다. 디지털 혁명, 모바일 혁명, 플랫폼 혁명은 음원과 영상 시장을 휩쓸고 이제 텍스트로 향하고 있다."


"왜 미디어 변혁에 주목해야 할까. 문자의 발명, 인쇄술의 발달, 신문과 방송의 등장,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에 이르기까지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인간 삶의 형태는 크게 바뀌어 왔다.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라는 마셜 맥루언의 말처럼, 미디어의 변화상을 살펴보는 것은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의식과 경험의 확장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


ⓒ북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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