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하고 무심하게 살자
자유로워진다는 건 현실에 무심해진다는 것이고 조금은 뻔뻔해져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야 하니깐, 후회도 미련도 없어야 한다. _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_ 김동영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한껏 우아하고 고상하게 살고 싶었던 까닭에 늘 스스로 부대끼는 삶을 살아온 거였다. 가장 단순하고 쉬운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다. 현실에 무심하리라 다짐하면서 완벽한 현실주의자로 살기 위해 애썼다. 뻔뻔하게 살아야지 다짐하면서 염치없는 사람으로 여겨질까 전전긍긍 눈치 보며 살았다. 자유는 그런 내게 쉬이 허락되지 않았다. 조금 더 오늘과 내일에 무심해지고 조금 더 당신과 타인에게 뻔뻔해져야 자유를 누리는 생에 다다를 수 있다. 현실과 이상의 삐걱거림으로 늘 괴롭던 이유를 이제 알겠다. 타인으로부터의 해방감은 그리 쉽게 내 것일 수 없으니. 후회도 미련도 없는 단 한번뿐인 이 삶을 위해 매일 더 뻔뻔하고 무심해지기로 하자.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내가 진짜 내가 되면 그 뿐이다. 자유가 내게서 진짜 자유로울 수 있도록.
2018 11_ 포르투 동루이스 다리에 걸터앉은 뻔뻔한 해질 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