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오션로드를 달리다.
루트가 변경된 탓에 일정이 조금(?) 타이트해졌다. 동행 두 명은 졸지에 퍼스에 도착해서 당일 밤 다시 비행기를 타고 멜버른으로 가야 했다. 한국에서 토요일에 한국에서 출발해서 월요일이 돼서야 침대에 편히 잘 수 있는 폭풍 일정.
새벽에 도착한 멜버른. 짐을 찾은 뒤 피곤함을 덜어내 볼 겸 따뜻한 커피 한잔을 했다. 그리고 렌터카를 픽업하러 밖으로 나왔다. 이런저런 서류들을 작성하고 픽업을 완료하고 짐을 싣는데 뭔가 이상하다. 내 가방이...
내 가방에는 내가 일할 때 필요한 장비들이 다 들어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맥북... 머릿속이 또 새하얘진다. 하아... 못 찾으면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짐을 찾을 때 앉았던 의자가 마지막이더라. 부랴부랴 뛰어갔고 다행히 그 짐은 고스란히 있었다. 그나마 국내선이어서 다행이었지, 국제선이었으면 다시 들어가지도 못하고 골치 아플 뻔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첫 번째 행선지는 멜버른 카페거리. 우선은 배를 좀 채우고 장을 보기로 했다. 근처에 Coles도 있고 한인마트도 있어서 겸사겸사 한 번에 처리하기 좋은 위치였다. 아침 이른 시간. 출퇴근 차량이 많아서 차가 꽤 많이 막혔다. 게다가 카페거리 근처는 역시 중심가라 그런지 더 많이 막히고 주차도 힘들었다.
이른 아침이지만 카페거리에는 모닝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리는 그중에서 Degraves Espresso Bar에서 브런치를 즐겼다. 그다음엔 Colse에서 장을 보고, 대박 마트에서 김치 등 한식 재료를 구매했다. 그다음엔 Kmart에 가서 캠핑에 필요한 몇몇 장비들을 구매했다. 동행들은 침낭이 없어서 하나씩 구매했고 캠핑할 때 쓸 의자도 구매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레이트 오션로드로 출발!
은 했지만, 전날 밤 비행기를 타고 와서 다들 피곤했는지 잠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바다가 보이기도 했고, 잠시 쉬었다 갈 겸 멈춰 섰다. GREAT OCEAN ROAD가 적혀있는 팻말을 보니, 그 말로만 듣던 그래이트 오션로드에 들어섰다는 실감이 난다.
한참을 바다 구경하고 사진 찍으면서 놀다가 다시 길 위에 올랐다. 시간이 그리 넉넉지 않아서 곧장 12 사도 쪽으로 향하였다.
다행히 해가 넘어가기 전에 12 사도에 도착했다. 큰 기대감 없이 갔는데, 장관이었다.
날이 다 저물고 나서야 숙소로 도착.
아침 일찍 해맞이를 보자던 우리는 역시나 다들 험난한 일정을 겨쳐왔던지라 늦잠을 잤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흔쾌히 No Problem이라고 답해줬고, 우리는 체크아웃 시간이 넘어서야 집을 나섰다. 그리고 애들레이드로 가기 전에 한번 더 12 사도를 보고 가자는 의견이 모여서 12 사도로 향했다.
한 번 더 오길 잘 했다. 오전에 맑은 하늘 아래의 12 사도는 또 다른 멋진 풍경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12 사도에서 4km 정도 떨어진 곳에 Loch Ard Gorge라는 곳이 있는데, 우리는 이 곳도 들렀다. 여기는 상대적으로 12 사도에 비해서 관광객 수가 적은 편이라 한적하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 다음 오늘의 목적지인 애들레이드로 향했다. 나름 여유롭게 생각했는데 달려보니 렌터카 반납 시간이 빠듯했다. 중간에 잠시 밥 먹을 겸 한 시간 정도 Balmoral이란 동네에서 잠시 쉰 것을 제외하면 열심히 달렸다.
열심히 달리고 달려서 애들레이드에 도착! 짐을 다 옮기고 나는 곧장 렌터카를 반납하러 공항으로 향했다. 다행히 반납 시간에 오버되지는 않았고 무사히 반납한 뒤 버스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 때는 제시간에 반납도 잘 했고 아무런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땐 그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