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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숙 Mar 28. 2017

아이들의 질문에 이야기 들려주기

"엄마!  곰들은 왜 겨울 동안 자는 줄 알아요?"

"엄마!  곰들은 왜 겨울 동안 자는 줄 알아요?"               

 어린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지요.  지칠 줄 모르는 질문에 너무 친절하게 답해 주려고 애쓰지 마세요.                

               

 그때 어른들이 알고 있는 과학적 상식이나  지식으로 잘 설명할 수 있어도 재미난 이야기를 찾아 들려주세요.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나누어요.

               

(미국 원주민 이야기 가운데 하나를 제가 의역한 것입니다)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너무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시작하세요.

일단 "옛날 옛날에 ~"로 시작하고 아이들의 눈과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진행되어요. ~ 


산토끼야 (작사 강소천 작곡 권길상)

토끼야 토끼야

산속의 토끼야 겨울이 되면은 무얼 먹고 사느냐

흰 눈이 오면은 무얼 먹고 사느냐

겨울이 되어도 걱정이 없단다

엄마 아빠가 여름 동안 모아 논 맛있는 먹이가 얼마든지 있단다. 


옛날 아주 착하고 마음이 넓은 솜털 토끼가 있었어. 

솜털 토끼는 언제나 다른 동물들을 도와주었지. 

한 번은 아기 개구리가 놀 공간이 없었을 때 솜털 토끼가 구멍을 파고 물을 가득 채워 물웅덩이를 만들었어. 

솜털 토끼는 아기 개구리랑 그 물웅덩이에서 재미있게 놀았어.


어느 날 솜털 토끼는 다람쥐가 둥지를 만드는 걸 봤어. 

그래서 솜털 토끼는 나뭇잎을 잔뜩 담아 다람쥐가 따뜻하고 편안하게 둥지 만드는 걸 도와줬어. 

또 한 번은 두더지 형제가 땅속에 굴을 파기 위해 큰 돌을 움직이는 것을 보고 힘껏 도와줬어. 

동물 친구들은  솜털 토끼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언젠가 도움이 필요하면 꼭 도와주겠다고 했어. 

얼마 뒤에 솜털 토끼는 뚱뚱하고 키가 큰 갈색곰을 도와줬어. 

곰은 여름 내내 숲 속의 열매들을 따먹고 꿀 벌집에서 꿀을 잘도 훔쳐 먹었어. 


그런데도 곰은 배가 고팠어. 


그래서 솜털 토끼는 자기가 저녁으로 먹을 도토리를 곰한테 다 줬어. 

집 근처 밭에서 걷어 온 당근과 양배추도 전부 곰한테 줬어. 

그러나 뚱뚱하고 키가 큰 갈색곰은 고맙다는 말도 없이 다만 "더 줘!"라는 말만 했어. 


그다음부터는 뚱뚱하고 키가 큰 갈색곰은 솜털 토끼가 가는 곳마다 쫓아왔어. 

솜털 토끼가 추운 겨울 동안 먹으려고 겨우 힘들게 모아 놓은 것을 키가 큰 갈색곰은 다 먹고 "더 줘!"라고 외쳤어. 그리고 뚱뚱하고 키가 큰 갈색곰은 솜털 토끼가 애써 모은 음식을 모두 먹어 버렸지 뭐야. 


언제나 솜털 토끼가 조금이래도 음식을 모으면 뚱뚱하고 키가 큰 갈색곰은 "더 줘!"라고 외치며 다 먹고 그냥 낮잠을 잤어.  

솜털 토끼는 어떻게 할 수 없어 아기 개구리, 다람쥐, 두더지 형제에게 가서 도와 달라고 부탁했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작고 곰은 크고 등치도 커요. 제가 겨울 동안 먹을 음식을 다 먹고 있어요.  지금은 나무 밑의 저의 집에서 살고 있어요." 

솜털 토끼는 울면서 부탁했어. 


아기 개구리, 다람쥐랑 두꺼비 형제는 솜털 토끼를 도우기로 계획을 세웠어. 

다람쥐는 구멍 난 큰 나무 기둥에 나뭇잎으로 가득 채웠어. 

아기 개구리는 진흙으로 한쪽 구멍을 모두 채웠어. 

두더지 형제는 그 진흙에 돌들을 쌓았어. 

그리고 솜털 토끼에게 말했어.  

"솜털 토끼야! 이제 네 발로 돌을 진흙 안에 꼭꼭 집어넣어". 


솜털 토끼는 두더지 형제가 하라는 대로 했어.

친구 넷이 함께 일하고 있을 때 뚱뚱하고 키가 큰 갈색곰은 낮잠을 자고 있었어. 

뚱뚱하고 키가 큰 갈색곰이 일어났을 때 나무 기둥 안이 아주 껌껌했어.

 "아 밤이 왔나 봐" 하며 곰은 다시 잠에 들었어. 


키가 큰 갈색곰은 그날부터 자고 또 자고 또 잤어.  


그 사이에 솜털 토끼는 새로운 집을 찾아 겨우내 먹을 음식을 모았어. 

겨울 동안 솜털 토끼는 친구들 덕분에 따뜻하게 잘 지냈어. 


뚱뚱하고 키가 큰 갈색곰은 바깥에서 들려오는 짹짹 새소리를 듣고 일어났어. 

잠에서 깨어난 곰은 나뭇잎과 말린 진흙과 돌을 밀어내고 바깥으로 나갔어. 

개나리, 산수유, 진달래꽃이 생동감 있게 피어나는 봄이 왔어. 


"내가  추운 겨울 내내 잤구나!" "정말 좋아!

그럼 지금부터는 겨울마다 이렇게 오랫동안 자야겠다!" 

하고 생각했어. 

그때부터 곰들은 추운 겨울 동안 자게 되었대.


솜털 토끼는 여전히 모든 동물 친구들한테 착하고 친절했어 

여전히 뚱뚱하고 키가 큰 갈색곰한테도... 

그런데 솜털 토끼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 

왜냐하면 뚱뚱하고 키가 큰 갈색곰은 언제나 겨우내 잠을 잘 테니까. 


커다란 곰 한 마리 커다란 곰 한 마리

굴 속에서 잠자고 있어요.

쿨쿨 잠꼬대도 하네요.

중얼중얼 중얼중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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