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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수 Aug 26. 2020

2020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기 좋은 숫자이지 않은가요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라는 진부한 말속에서 우리는 매년 조금의 아쉬움과 조금의 기대를 표하는 것 같아요. 


올해는 다른 해와 다르게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마치 아홉수와 같이 진득한 감정과 슬픔, 애절함이 가득 담겨 실수도 후회도 잔뜩 남은 그런 한해였어요.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와 당신과의 만남. 단연코, 당신은 나에게 가장 진한 사람으로 남아있을 거예요.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 2019와 함께 마감되어야 할 내 감정은 고이 접어 다시는 펴보지 않을 법한 책 사이에 끼워둘 겁니다. 


2020이라는 숫자와 친해져야 할 시기가 왔어요. 완벽한 숫자인 10이 사치스럽게도 두 번이나 반복되는 풍요로운 해. 참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좋은 숫자이지 않나요. 쉬이 예상컨데 바빠질 겁니다. 이리저리 준비하며 지내겠지요. 쉼 없이 달려온 만큼 다시금 숨이 턱까지 찰 정도로 바쁘게 시간은, 삶은 또 굴러갈 겁니다. 당신이 전해주신 이런저런 영감들이 아마 나를 더 욕심 부리게 만들 거라는 것을 알아요. 언젠가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을 때, 사실 온 마음을 다해 그날만을 고대하고 있겠지만, 그때 당신이 그만 미안해할 수 있게 나는 더 멋진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나는 당신께 긴긴 고마움을 표합니다. 닿지 못할 감사함을 미련 가득한 이 글에 담아 읽지 못할 당신께 보냅니다. 텅 빈 상자에 단단한 밀랍 같은 것을 가득 부어 발로 딛고 올라갈 수 있게 준비해준 당신 덕에 나는 앞으로의 미래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어요. 


우리의 낯설고 새로운 해는 아주 조금만 더 특별하고 아주 조금만큼의 아름다움이 첨가되길 바랍니다. 나에게 또 당신에게. 그저 지나가는 일상도 반짝반짝해지길. 그대가 부지런히 행복하길. 


안녕, 나의 꽃. 

안녕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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