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만월 Sep 13. 2022

죽고 싶지만

살면서 그동안 나를 살린 사람, 말, 장면에 관한 기억의 글 쓰기!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내게 

뚱딴지 같이 

요즘 밤 하늘의 별이 예쁘다는 둥. 

옆자리 선생님이 허락도 없이 녹차 티백을 가져가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둥. 

짜장면에는 고춧가루를 뿌려 먹어야 맛있다는 둥.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해대는 선생님이 계셨다. 

나는 방금 전 까지 분명 죽고 싶었는데 

그래서 유서를 적어 책상 서랍에 고이 넣어두었는데.

뚱딴지같이 

하늘의 별 참 예뻤겠다. 

옆자리 선생님 때문에 속상하셨겠구나. 

짜장면에 고춧가루 꼭 뿌려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흘러들었고, 

금새 '죽고싶지만 고춧가루 뿌린 짜장면은 먹고싶어.'모드가 되었다. 

서랍속 유서를 슬그머니 꺼내 버렸고, 

다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작가의 이전글 노인이 많은 치과에 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