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 임형묵
바람이 길어 올린 여수의 내음
촘촘히 짜인 그물 같은 낭만
밤바다가 전해주는 말도
이제야 알았네
짭조름하면서도 달보드레한 희열
뱃머리에 앉아 밤하늘의 별을 세고
갯장어 샤부샤부에 소주 한잔도 별 다섯 개
외상술은 옆 가게에서 먹으라 해도
찹쌀떡에 딸기를 박고
빵속에 돌문어를 구겨 넣어 팔아도
시비 걸지 않고 받아주는 저 너른 가슴들
여수의 밤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보다
여수에 아무 준비 없이 오면 예의가 아닌가 보다
•2003년 수필 등단, 디카시와 디카에세이를 즐겨쓰고, 지금은 수필은 물론, 소설과 디카에세이 등 다양한 징르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