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시작도 끝도 참 쉽네."
이십대 끝자락에 만난 동갑내기
그가 먼저 보채어 시작한 연애를
한 달 여만에
그가 먼저 끝내자고 했다.
서로가 어긋나고
안 맞는다는걸
동시에 느끼고 있을 무렵
노력의 여지 없이
먼저 끝을 말하는게 괘씸해
순순히 이별에 동의하기 싫었다.
어차피 이별할 인연이었으니
아무렴 어떨까 싶지만
이별의 주도권이라도 쥐고싶은
일말의 자존심이랄까.
"넌 시작도 끝도 참 쉽네.
부.디. 너랑 맞는 사람 만나길."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그를 뒤로 하고
내 생에 가장 후련한
대낮의 이별이었다.
연애는 많이 할수록 좋다는 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만남에 대해 긍정적으로 열어두되
자신과의 관계부터 잘 쌓아서
마음이 성숙해지는게 우선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좋은 사람 만나는
타이밍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