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렌, 조개 모양 속에 숨은 이야기

마들렌의 배꼽이 알려주는 것들

by 홍천밴드

마들렌은 조개 모양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전통 과자로,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특징인 버터케이크류 디저트다. 기원은 18세기 프랑스 로렌 지방으로 알려져 있으며, 폴란드 왕가의 요리사였던 ‘마들렌’이라는 여인이 만들었다는 설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단순한 형태이지만 프랑스 가정식 디저트의 상징 같은 존재다.


한국에는 1980~90년대 제과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함께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호텔 베이커리나 고급 제과점 위주로 판매되었고,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제과기능사 시험 과목에 포함되면서부터다. 버터, 달걀, 밀가루라는 기본 재료로 만들 수 있으면서도 공정이 깔끔해 실기 시험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이후 홈베이킹 문화가 확산되면서 마들렌은 ‘집에서 만들기 좋은 프랑스 과자’로 자리 잡았고, 지금은 빵집이나 카페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디저트가 되었다.


제과 실기에서의 마들렌은 비교적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지만, 오히려 그만큼 정확한 공정이 중요하다. 체친가루에 설탕과 소금을 넣고 달걀을 잘 섞고 완전히 녹인 버터를 혼합한다. 그런 후 레몬 제스트를 넣고 반죽을 완성한다. 이때 반죽을 너무 많이 섞으면 글루텐이 형성되어 질겨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마들렌 반죽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휴지 시간이다. 반죽을 바로 굽지 않고 실온에서 30분 정도 휴지를 시킨다. 구웠을 때 더 고운 조직과 볼록한 배꼽 모양이 잘 나온다. 마들렌 팬에는 반드시 버터를 꼼꼼히 발라서 구운 후 깔끔하게 분리되도록 한다. 반죽은 짤주머니를 이용해 틀의 80~90% 정도만 채우는 것이 좋으며, 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굽는 온도 역시 중요하다. 비교적 높은 온도(170/160도)에서 짧은 시간에 구워야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한 마들렌 특유의 식감이 살아난다. 온도가 낮으면 색이 잘 나지 않고 퍼지며, 너무 높으면 가장자리가 먼저 타버릴 수 있다. 오븐에 넣은 뒤 가운데가 배꼽이 자연스럽게 봉긋 올라오는 것이 잘 구워졌다는 신호다. 예전에는 마들렌을 먹으면서 그냥 ‘조개 모양이구나’ 하고 넘겼는데, 이제는 뒤집어서 배꼽이 제대로 올라왔는지부터 보게 된다. 역시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는 모양이다. 마들렌을 만들어보니 새삼 다르게 보인다.


마들렌은 단순한 재료로 만드는 만큼 작은 실수가 바로 결과로 드러나는 품목이다. 버터의 온도, 반죽의 섞는 정도, 휴지 시간, 팬 준비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래서 제과 실기에서도 기본기를 평가하기에 좋은 품목으로 자주 등장한다. 겉보기엔 소박하지만, 만들수록 섬세함이 필요한 과자라는 점이 마들렌의 매력이다.

한 입 베어 물면 버터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부드러운 식감이 남는다. 오랜 역사를 지닌 프랑스의 작은 과자지만,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맛 때문일 것이다. 마들렌은 화려하지 않지만,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제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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